람보르기니는 페라리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포츠카 회사다. 페루치오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고향에서 차량 정비회사를 시작했고 트랙터 사업도 펼쳤다. 트랙터로 큰돈을 벌자 페라리를 즐겨 몰았다. 그러던 중 클러치 결함을 발견해서 엔초 페라리 회장을 직접 만나 개선을 요구했는데 “트랙터나 모는 촌놈”이라며 무시를 당하자 1963년 직접 만든 것이 람보르기니다. 이후 트랙터 사업의 재정난과 석유 파동 등으로 1978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몇 번 주인이 바뀐 뒤 크라이슬러를 거쳐 1998년 폭스바겐의 아우디로 넘어갔다. 람보르기니는 수직 여닫이 ‘시저 도어(scissors doors)’로 유명하다. 이달 초 한국에 출시된 ‘우라칸 에보 RWD 스파이더’의 가격은 약 2억3000만원부터 시작된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공장 문을 닫고 대신 마스크와 산소호흡기를 생산하기도 했다.
미국의 기업인 제레미 네브스가 얼마 전 람보르기니를 사러 가겠다며 부모 차를 몰고 4㎞나 운전하다 경찰에 붙잡힌 5세 아이에게 실제로 람보르기니를 태워줬다. 이 아이는 부모에게 람보르기니를 사달라고 조르다 뜻대로 안 되자 부모 몰래 차를 몰고 나왔었다. 네브스는 한 인터뷰에서 “법을 어기는 아이들을 용서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보여준 열정은 굉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브스는 “많은 이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뻔한 아이에게 보상을 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현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