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면 일단 버텨라"…'연락두절' 이태원 클럽 출입자 3,112명 경찰이 추적

10일 오후 이태원 클럽 관련 경기 안양·양평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블랙수면방 입구에 코로나19로 인한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3,000여명이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이들 출입자들에 대한 신원과 소재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전에 용산구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이 들어왔다”며 “이미 편성해 놓은 코로나19 신속 대응팀을 투입해 가급적 빨리 클럽 출입자들의 신원과 소재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청은 현재 코로나19 신속대응팀에 경찰 인력 2,162명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경찰의 이같은 대처는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소재 5개 클럽 방문자 5,517명 명단을 확보해 2,405명과 통화하고 3,112명이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경찰청 등 협조를 통해 추적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우선 클럽 출입자들이 출입 당시 적은 전화번호와 카드 사용 내역, 휴대폰 기지국 접속자 명단을 확보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CCTV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서울시는 신분노출을 꺼리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을 위해 검사 이행 명령을 내리는 한편 ‘익명 검사’도 보장하기로 했다. 일부 이태원 클럽 등 출입자들은 개인 신상이 과도하게 밝혀지는 점을 우려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직장인이면 일단 버티는 게 상책”이라며 코로나19 검사를 회피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들에 대한 비난, 조롱 등이 쏟아지자 이에 공포심을 느낀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구처럼 펜데믹이 올 때까지 버티면 동선공개도 되지 않는다”고 극단적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철저하게 ‘익명 검사’를 보장하며 관련자들의 ‘연락’을 호소하고 나섰다. 진단 검사 대상자가 방역당국에 검사를 요청하면 성명을 제외한 채 거주지와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선별진료소 등에서도 ‘성적지향’ 등에 관한 개인적 질문은 이뤄지지 않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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