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침체 위기에 처한 가운데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찍어도 가파르게 반등하기는 어려우며 지지부진한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정책입안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가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상징인 ‘스우시(Swoosh)’ 마크 형태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는 글로벌 경기가 짧고 급격한 침체 이후 팬데믹 전 상태로 돌아가는 ‘V자형’보다 회복이 오래 걸리며 완만한 곡선의 ‘U자형’보다 더딘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가 나이키형으로 회복되면 미국과 유럽 경제권은 내년까지도 지난 2019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만회하지 못하게 된다. 세계적 식품기업인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빠른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몇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분기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서 각국의 봉쇄조치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일부 국가에서 봉쇄조치를 완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소비문화로 돌아가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음식점과 유통점은 제한적 인원만 수용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당분간 외부활동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인 코어사이트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70% 이상이 봉쇄조치 완화 이후에도 공공장소 출입을 자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가파른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제하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사무직 3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으며 영국항공 또한 향후 몇 년간 승객 수가 2019년 수준을 되찾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1만2,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