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했던 합동지원단 근무자들이 활동 종료를 기념하는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두 달 가까이 입소한 환자들을 생각하면 저는 아무 일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진)“아직 완치되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된 분들도 조만간 다 완치돼 집으로 돌아가 일상에서 또 행복한 삶을 이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영덕연구원 관계자)
제품 소개나 신제품 사용법 등의 콘텐츠로 가득했던 삼성전자(005930) 뉴스룸에 12일 오전 색다른 영상이 업로드됐다. 제목은 ‘이제 집으로 갑니다:영덕 생활치료센터 두 달간의 기록’. 삼성전자가 두 달간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 치료에 바쁜 나날을 보낸 의료진·운영진을 포함한 합동지원단의 숨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덕생활치료센터가 가동한 시기는 지난 3월과 4월 약 두 달. 이 기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환자 254명이 연수원에 입소해 225명이 완치됐다. 완치율이 88.6%에 달한다. 그 뒤에는 두 달 가까이 땀을 흘리며 환자들을 도운 180여명의 삼성의료원 의료진, 대구시 공무원, 국군·경찰 등 숨은 영웅들이 있었다.
영덕생활치료센터 의료진과 운영진은 입소하기 무섭게 활동을 시작해야 했다. 일부 의료진은 집에서 새벽같이 출발해 연수원에 도착한 지 2시간 만에 210명의 환자를 실은 버스를 맞이해야 했다. 정철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정말 그날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정신이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지원에 나선 군인들 역시 바쁘기는 마찬가지. 환자들에게 매일 세끼 식사와 택배를 전달하는 등 발로 뛰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가족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한 의료진은 “애들은 아빠가 지금 어디 호텔 좋은 데 가서 혼자 맛있는 거 먹고 있는 줄 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의료진은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본인이) 떠나고 난 뒤 아들이 울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들도 소개됐다. 입소자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엄마가 결국 면회를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가 하면 한 입소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감염 우려로 장례조차 보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운영에 들어간 생활치료센터로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가 합동지원단으로 파견됐다.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해 영덕군청과 연수원 인근 주민들에게 마스크·손소독제·건강식품을 전달했으며 영덕 주민들은 대게와 햄버거 세트를 영덕 생활치료센터 의료진과 운영진에게 보내주며 응원했다.
이정희 지원단장은 “2월 중순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증·무증상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들이 제공돼 지금과 같은 방역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달간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전국에서 자원해 온 의료진과 운영에 참여한 정부 등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아직 완쾌되지 못한 환자의 쾌유를 바라는 뜻에서 영상을 공개했다”고 말했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