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 의료진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무릎 인공관절 모형. /사진=힘찬병원·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은 7만7,300여명으로 2015년 약 5만5,600명보다 39% 늘어났다. 인구 고령화와 방·거실 바닥에 앉는 좌식생활 등의 영향이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이루는 뼈와 뼈 사이에서 무릎을 보호하고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마찰돼 나타난다. 그래서 흔히 퇴행성 관절염 또는 골관절염이라고 한다.
닳아버린 무릎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무릎 인공관절 전부·부분치환술)은 인공관절의 수명 문제로 대개 65세 이후에 할 것을 권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만큼 자신의 무릎 연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수술보다 남은 연골을 강화시키고 무릎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 교정, 운동 등 다른 치료를 우선 권한다.
다만 관절염으로 통증이 심하다면 무조건 참고 견디기보다 상태를 잘 살피는 게 중요하다. 소염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완화되는 시간이 짧고 무릎 사이 간격이 벌어져 ‘O다리’ 변형이 심하게 나타나는 등 연골이 다 닳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게 좋다. 골다공증이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어도 내과 협진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수술에 대한 부담이나 시기에 대한 고민으로 치료를 미루고 통증을 참기보다 자신의 상태를 전문의와 함께 꼼꼼하게 확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며 “인공관절의 수명·성능 개선과 수술·마취 기법 등의 발전으로 수술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수술 합병증은 1% 정도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공무릎관절 수술에 대한 잘못된 오해 중 하나는 수술 후 ‘뻗정다리’가 돼 다리를 자유롭게 구부렸다 폈다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본래의 관절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어 수술 후 재활치료와 지속적인 관절·근력운동이 뒷받침되면 125도 이상 무릎이 굽혀지며 평지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의자에 앉고 일어서기 등 일상생활과 여가활동에 지장이 없다.
중기 관절염 환자는 관절내시경 수술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관절 내부를 진단·치료하는 방법으로 무릎 내 연골판이 손상된 경우 봉합하거나 절제하며, 연골이 상한 경우 연골이식·재생을 시행한다. 부분마취만 한 채 이뤄지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환자가 수술 중 집도의와 함께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 경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 대표원장은 “관절내시경 수술로 연골 손상 부위를 제거해도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 추가적인 손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병행되면 추후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통증이나 부종이라는 증상만으로는 필요한 수술의 종류를 결정할 수 없다. 자기공명영상(MRI) 등 필요한 검사와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오해와 진실] 무릎 관절, 제대로 알아야 지킨다
뼈주사가 관절손상을 막아준다?
소염작용…자주 맞으면 부작용
잘못 알려진 관절염 상식은 병을 악화시키고 통증·치료비용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과 왕배건 전문의의 도움으로 무릎 관절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Q : 무릎 통증은 십중팔구 관절염이다?
A : ×
무릎이 아픈 원인은 관절염 외에도 슬개건염, 연골연화증, 반월상 연골판 손상, 십자인대 손상 등 다양하다. 무릎 연골은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쿠션 역할을 하고, 근육의 수축·이완작용을 보조한다.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뼈가 맞닿아 통증을 일으킨다. 바로 관절염이다. 50대 이상 중년 이후 무릎이 아프다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무릎에 생기는 통증을 참거나 방치하지 말고 압통이나 시큰거리는 느낌, 힘이 빠지면서 넘어질 것 같은 느낌, 움직일 때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는 게 좋다.
Q : 무릎이 아프면 안 쓰는 게 상책이다?
A : ×
퇴행성 관절염은 마모에 의해 생기는 질병이므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중단하면 관절 연골에 관절액이 스며들지 못해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관절염이 시작됐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무릎 관절 주위 근력이 저하되고, 무릎을 지지해주는 힘이 약화돼 관절 건강이 더 악화된다. 무릎 관절의 가동성이 점점 줄어 무릎이 굳어질 수도 있다.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을 때 약간 쉬는 건 괜찮지만 아예 쓰지 않으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근육이 약해져 관절 연골을 보호하지 못하면 관절 손상이 가속화되고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약과 주사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하고 관절염 악화를 막을 수 있다.
Q : 연골주사를 맞으면 연골이 새로 만들어진다?
A : ×
연골주사는 무릎 관절액을 구성하는 여러 성분 중 하나인 히알루론산을 무릎 관절에 주사해 보충해준다. 히알루론산은 정상 관절연골 및 관절액의 구성 성분으로 관절면을 부드럽게 해 관절 내 윤활 작용에 도움을 주고, 연골을 보호하며, 그 기능을 도와준다. 하지만 연골을 새로 생성시켜 주지는 못한다.
Q : 뼈주사가 무릎 관절 손상을 막아준다?
A : ×
흔히 뼈주사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소염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무릎 관절 안에 놓는다. 잠시 통증을 완화할 뿐 무릎 관절의 손상을 멈추게 하거나 닳은 연골을 재생시키는 기능은 없다. 자주 맞으면 뼈가 삭는 무혈성 괴사 또는 전신 부작용으로 부신피질호르몬 결핍증이 나타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연골조직 기능을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골다공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당뇨가 심한 경우 뼈주사를 맞으면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감염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주사를 맞은 뒤 관절이 심하게 붓거나 피부가 하얗게 변색되는 경우에는 주사를 중단하고 1년에 3회 이상 맞지 않아야 한다. 뼈주사를 놓아달라고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 중에는 검사를 해보면 연골이 대부분 닳은 말기 관절염인 경우가 많다. 이때는 인공관절 수술이 정답이다.
Q : 관절염에 특효인 음식이 있다?
A : ×
‘도가니탕·곰탕은 연골에 영양성분을 공급해준다’ ‘우유·치즈·달걀 등 단백질 섭취가 관절에 좋다’ 등 일부 성분을 강조하는 음식을 관절염 환자에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 음식을 먹으면 관절염이 낫거나 더 나빠진다는 식의 명쾌한 ‘식이요법의 정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최고의 보양식은 과식하지 말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비만해지면 관절에 무리가 가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른 질병을 고려해 저염식 등 건강 상태에 맞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정리=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