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북방·신남방 국가에 디지털 부문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지털 산업의 신북방·신남방 국가 진출을 돕기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산업부는 디지털 발전 수준에 따라 개별 국가를 분류해 맞춤형 진출 전략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에는 플랫폼·핀테크 등 진출을 도모하는 한편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가에는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국가에는 교통 신호제어시스템 구축 등 원조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디지털 규범 통합을 통해서도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도울 방침이다. 특정 국가와 협상을 거쳐 디지털 관련 규제를 해소하는 형태다. 예컨대 ‘데이터 서버 현지화(자국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현지 서버에만 저장하도록 하는 조치)’ 같은 규제를 양국 간에는 적용하지 않는 식이다. 이 경우 국내에 서버를 두더라도 신북방·신남방 국가에서 디지털 관련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서버를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핀테크 기업 등의 사업 진출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이 양국 간 디지털 통상 질서를 국제 규범으로 만들려 하는 가운데 한국 주도의 규범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가 디지털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코로나19의 사태로 비대면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디지털 무역이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제조업 진출로는 신남방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1960년대부터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일본의 아성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태국 수도 방콕에 건설된 교각 대부분이 일본 자본으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일본의 입김이 세다”라며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발전 초기부터 일본과 함께 해온 터라 제조업 같은 전통 산업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