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039130)가 해외 법인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하나투어는 경영위원회에서 해외 법인 일부를 청산하거나 앞으로는 연락 사무소 기능으로 변경해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또 해외 법인 철수를 시작으로 국내 사업 역시 속속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을 남기고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의 법인은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태국의 경우는 방콕에 연락사무소를 신설한다. 중국의 경우는 북경 법인만 유지하고, 상해, 청도, 서안 등 분공사 혹은 폐업을 한다. 또 홍콩, 장가계, 상해, 청도, 서안, 계림 등 현지 법 상 법인을 낼 수 없어 현지 법인과 합자 법인을 낸 곳 역시 청산 대상이 됐다. 유럽의 경우는 영국 법인은 남기고, EU와 독일은 청산한다. 미국도 로스앤젤레스 미주 법인과 하와이 지점을 청산한다. 하나투어는 이러한 내용을 현지법인을 비롯해 담당자에게 즉시 복귀 혹은 청산 이후 복귀를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최대 여행사가 이처럼 해외 법인 철수를 내린 것은 앞으로 코로나 위기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가운데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조용한 감염 역시 진행 중이기 때문에 빠르게 경영 결단을 내린 것이다. 특히 하나투어는 호텔, 면세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 19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현재 여행 상품은 판매 중이지만 소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여행사의 수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고용유지지원금 등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대규모의 구조조정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 자체를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여행지에서 입국해서 자가격리 14일, 한국으로 돌아와서 자가격리 14일이라는 제안 때문에 더욱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 여행사뿐만 아니라 대형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