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지면서 우리 삶은 참 편리해졌다. 특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소통, 쇼핑, 학습, 오락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런데 사람들의 기분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복지국가 스웨덴의 성인 10명 중 8명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 다른 나라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삶의 여건은 더 나아지는데 기분은 왜 더 나빠지는 걸까. 스웨덴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은 저서 ‘인스타 브레인’을 통해 ‘시간 도둑’ 스마트폰이 우리 뇌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먼저 사람들이 왜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랑’하는지부터 설명한다. 여전히 1만 년 전 수렵 채취 시절과 비슷한 뇌를 가진 인간들은 새로운 정보 수집에 민감하다. 새 정보를 확보할 때 음식을 먹거나 섹스를 할 때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쏟아지는 정보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고, 결국 이에 빠져들면서 중독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타인과 관계 맺고 싶은 욕구가 모두 좌절된다. 불면증, 우울증, 집중력 저하가 유발될 수 밖에 없다. 책은 스마트폰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책의 인기에 힘입어 공중파 TV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 석학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1만5,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