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차단 추진 방침에 중국도 퀄컴과 애플 같은 미국 주요 기업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할 것이라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중국판 ‘블랙리스트’는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개시한 후 중국 내에서 줄곧 거론돼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험악해진 상황에서 나온 반응이라 의미가 크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글로벌타임스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만약 미국이 TSMC 같은 회사가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막는다면 중국은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퀄컴과 시스코, 애플 같은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올려 규제를 가하고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보잉사의 항공기 구입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이 사실상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제작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직접적 결과물인 반도체를 취득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겨냥해 수출 규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화웨이의 중국 내 판매금지를 1년 연장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위협은 선거 전략의 일환이지만 이제 미국에서는 중국을 억누르려고 하는 급진적인 접근법이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선을 넘는다면 우선 미국 기업에 우리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미국과의 장기전을 어떻게 할지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