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아웃도어 의류 생산업체인 네파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 기한을 3년 연장했다. MBK는 지난 2013년 2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네파에 투자했으나 이후 아웃도어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네파의 약 1,000억원 규모 RCPS 상환일을 3년 후인 2023년 4월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네파의 RCPS는 ‘MBK-KC지뉴인PEF’와 ‘코에프씨우리그로쓰챔프PEF’가 각각 8만7,552주와 4만4,759주씩 보유하고 있다. 네파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MBK와 공동 투자자가 상환 시점을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MBK는 지난 달 만기가 돌아온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 작업도 마무리 한 상태이며 새롭게 조성된 인수금융 상환도 3년 뒤인 2023년 4월로 일정을 조정했다.
RCPS와 리파이낸싱 만기 연장은 네파의 존속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안이었다. 네파는 최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지난해 말 네파의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회사가 이미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390억원을 초과했고 △이 가운데 올해 2,14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과 1,000억원 규모의 RCPS 상환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번 만기 연장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이 문제는 일시적으로 해소됐다.
문제는 상환 만기일이 다시 한 번 돌아오는 3년 후다. 네파는 MBK의 2호 블라인드 펀드 중 유일하게 회수하지 못한 마지막 포트폴리오로 올해 투자 8년 차를 맞았다. 통상 PEF들이 투자 이후 5년 이내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 실현에 애를 먹고 있는 셈이다.
네파는 2013년 MBK에 인수된 뒤 아웃도어 열풍이 주춤해지며 수익 감소에 시달렸다. 원가 개선 및 브랜드 고급화 전략 등으로 지난 2018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삼성물산이나 LF 등 대기업도 지난 5년간 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의류 소비가 감소하면서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