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자산관리(WM) 실적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고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발표된 씨티은행의 1·4분기 당기순이익은 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하락에 그쳤다. 전 분기 대비로는 202.0% 급증했다. SC제일은행은 같은 기간 연결 당기순이익이 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뛰었다. 지방은행이 직격탄을 맞고, 주요 시중은행 등도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침체에 코로나19 피해까지 덮치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과는 대조적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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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4월 신규 자산가 고객은 전년 동월 대비 52% 급증했다. SC제일은행도 한 해 동안 24%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자산가들의 금융상품 가입 열풍이 빠르게 식어버린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고객 수가 증가하자 관련 자산도 빠르게 불어났다. 씨티은행의 투자자산 규모는 2018년 말 대비 14.4% 성장했고, SC제일은행은 지난달까지 2%, 그 가운데 역외펀드와 해외채권 등 외화자산은 70%대로 크게 뛰어 올랐다. WM 실적 향상은 1·4분기 실적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씨티은행의 비이자수익은 외환파생 관련 이익과 투자상품 판매수수료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4% 증가한 975억원을 달성했다. SC제일은행도 총자산 규모가 81조1,19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9.5%(13조2,569억원) 늘어났다. SC제일은행 측은 “1·4분기 대출 자산 증가 및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수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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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실적은 ‘깐깐한 상품판매’를 통한 고객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두 은행은 지난해 은행권에 직격탄을 날린 DLF·라임펀드를 자체 심사 과정에서 모두 걸러내며 리스크 관리 능력을 뽐냈다. 씨티은행의 경우 개별 금융상품 판매보다는 고객의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 투자성향에 따라 제안된 포트폴리오를 3개월마다 재조정해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는 식이다. SC제일은행은 사람·과정·성과인 ‘3P(people·process·performance)’를 조직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를 검토해 상품을 선별한다. 판매 상품을 개발한 운용사의 인력구성과 리서치 조직을 검토하고, 매니저 및 애널리스트의 경력, 해당 상품과 유사한 운용방식까지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대체투자나 파생상품을 판매할 경우 운용사나 증권사 전문성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라며 “DLF·라임 사태를 겪으면서 외국계 은행의 상품선정과정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코로나 내성까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