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왼쪽)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 포럼 2019’에서 마윈 중국 알리바바 전 회장과 대담하고 있다. 마 전 회장은 소프트뱅크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블룸버그 자료사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18일 올해 1·4분기 적자가 1조4,381억엔(약 16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업의 분기 적자액으로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전력홀딩스의 1~3월 적자 1조3,872억엔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3월 결산인 소프트뱅크그룹은 2019회계연도(2019.4~2020.3)에 9,61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2018회계연도에는 1조4,111억엔 흑자였다. 소프트뱅크가 회계연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5년 만이며 적자액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적자전환은 투자사업에서 약 1조9,000억엔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운용액이 10조엔에 달하는 비전펀드에서 손실이 불어났다”면서 “글로벌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자산매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동통신 업체인 T모바일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대주주인 도이체텔레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 지분 약 2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도이체텔레콤의 지분율은 50% 이상으로 올라서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3월 현금 유동성 확보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재원 확보를 위해 41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마윈 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전 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만두는 시점은 주총이 열리는 올 6월25일이다. 마 전 회장은 손 회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2007년부터 10년 넘게 이사직을 맡아왔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마 전 회장과 처음 만나 즉석에서 알리바바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