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18차 권고(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원회가 검찰 인사제도 개혁 방안을 담은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을 18일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지검장 18명 중 10명 이상을 형사·공판 경력검사로 임용 △일정 권역 내에서 전보하는 권역검사제 도입 △검찰인사위원회에서 검사장 보직자 등 구체적 임용안 심의 △검사 복무평정 결과 전체 고지 및 이의신청 제도 신설 △경력검사 단독검사제 신설 △기관장 및 관리자에 순환보직제 도입 등이 담겼다.
위원회 측은 “검찰 인사에 있어서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인사가 이뤄진다든지 특정분야 소수 엘리트 출신 검사들이 인사 독점하거나 편중되는 거 방지하는 취지”라며 “승진에 구애받지 않고 평생검사제가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날 권고안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은 위원인 권영빈·오선희 변호사가 함께 답변했다.
Q. 이번 인사 제도 권고안이 오는 7월 인사부터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인가.
A. 법무부와 사전 교감은 없었다. 다만 당장 7월 인사 때부터 적용해야 할 내용은 적시해두었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는 출범부터 검찰 인사제도 개혁을 중요 과제로 설정했다. 이 권고안은 한 달 이상 위원들이 논의를 한 결과다.
마침 언론에 추미애 법무장관이 형사부장들과 오찬 모임을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것과 우리 권고안은 관계가 없다. 또 우리는 단순히 형사공판부장 보임 요건만 만든 게 아니라 굉장히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18차 권고(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Q. 권역검사제 제도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는데, 지역법관제 운영하며 ‘향판’ 지적 나오는 등 비리 문제 많았다. 그에 대한 고려는.
A. 지금까지 아주 단기간에 인사를 반복했던 것은 ‘향검’ 내지 지역 토호와 유착되는 걸 근본적으로 배제하자는 의식이 강했다. 다만 최근에 많이 변했다고 본다.
앞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출범하면 검사가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할 때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된다. 또 최근 법무부 감찰권과 대검 감찰권 등이 강화되었다. 이를 통해 지역 토호와 유착하는 문제는 상당 부분 극복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또 현재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와는 다르게 부패한 검사라든가 부패한 경찰이라든가 수사기관이 부패한 것에 대해서 용납하지 않는 성숙한 문화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권역검사제의 경우 오늘 내일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사실상 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조금 중장기적인 과제로 저희가 권고했다.
Q. 검찰 인사위원회 실질화로 견제 기능이 강화되는 것인가.
A. 지금까지 검찰 인사는 소위 법무부 검찰국에서 인사 내용이 짜여지면 검사인사위원회는 형식적으로 추상적인 인사 원칙을 한번 통과시켜주는 정도 역할을 해왔다. 저희는 검사인사위를 월 1회 정례화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검사 인사 시기가 도래했을 때 이미 인사 판은 다 짜져 있는데 일부 원칙만 올려놓고 통과시켜달라 이렇게 하는 걸 근본적으로 배제하자는 것이다. 검사인사위 회의를 정례화하면 논의 안건들을 발굴하고 그러한 논의 내용이 쌓일 것이다. 이때 인사 시기가 맞이하면 구체적 인사안을 가지고 논의해달라 이러한 요청이다. 즉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심의해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한 것이다.
검사인사위원회 실질화를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 예시./자료=법무검찰개혁위원회
Q. 검찰 직급과 관련해 지금의 부부장, 부장, 차장 이런 것을 없애는 방향으로 생각한 것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승진 제도를 없앤다는 것이 그 자리를 없앤다는 것과는 다르다. 업무상 보직으로서 부장, 차장은 두는 것이다. 대신 부장이 됐다가 업무를 일정 기간 하고 나서 평검사가 돼서 수사하고 하는 등 순환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업무상 보직을 나눈 다음 승진을 통해 스텝 밟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피라미드 구조에서는 직무상 독립에 따라 법과 양심으로 일을 해나가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Q. 단독검사제를 도입해 경력검사의 전결권을 확대하자는 취지는 무엇인가.
A. 전결권을 하자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검사 경력 8년 이상에 전결권이 일부 주어져 있는데 그걸 좀 더 확대하자는 것. 단독검사제 신설의 경우 검찰 내에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경력 10년에서 15년 된 검사들 중에서 관리자를 거치지 않아도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검사들이 있다. 그런 검사들에게 층층이 결재권을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맞느냐 하는 문제 제기 차원이다.
Q. 기수문화를 한꺼번에 혁파하자는 주장 같다. 수사 기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나.
A. 이번 권고안은 승진 위해 줄서기 하거나 정치검찰이 되거나 이런 것들을 없애자는 의미이다. 검사가 사건 처리 기준을 전국적으로 세우고, 그 기준과 원칙 갖고 사건처리하는 것은 동일하다. 또 보직자인 부장 차장이 결재하는 구조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다. 또 경력 많은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 지도하는 방식도 저희가 권고한 안에서 깨지거나 이러지는 않는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