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의 전문가 분석보고서인 ‘KOSEN리포트’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연구동향을 신속·정확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KOSEN은 KISTI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전세계 70여개국 한인과학자들의 커뮤니티이며 과학기술 각 분야 전문가가 특정 주제에 대한 글로벌 동향을 간략하게 분석·정리하는 KOSEN리포트와 회원들이 자유롭게 연구관련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What is?’ 등이 대표 서비스다.
최근에는 텍사스A&M대학교 이경선 박사가 분석한 ‘코로나19와 기후변화’라는 리포트가 이슈가 됐다. 리포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공장 폐쇄로 인해 2월 초부터 3월 중순 사이 탄소 배출이 18% 감소했고 유럽과 이탈리아의 3월 배출량도 27% 감소했다. 인류의 대재앙이라 불리는 코로나19가 역설적이게도 지구 환경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온실가스 배출의 패턴도 바뀌었다. 미국의 경우 전제적으로 배출량이 약 7% 감소한 가운데, 교육용·상업용 에너지 소비는 25~30% 줄어들고 주거용 에너지 소비는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리포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는 ‘리바운드(rebound) 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각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3월부터 자동차산업의 연료 경제성 및 배출 표준을 완화하고 규제 집행도 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석유업계는 온실가스 등의 오염원 배출에 대한 보고를 중단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했으나 경기회복 후 리바운드 효과로 배출량이 급증한 바 있다.
리포트는 코로나19가 기후변화 관련 연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후예측에 문제가 생겨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 등의 재해에 대비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업용 비행기를 이용해 온도·풍속·풍향 등 약 70만개의 기상관측 데이터가 수집됐지만, 비행이 줄면서 85~90%의 데이터 수집이 중단됐다. 대기·기후 모니터링 데이터가 급감하면서 기상재해 예측과 대응도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한 코로나19 대책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떨어지는 기후변화 관련 예산은 전 세계적으로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KISTI 최희윤 원장은 “KOSEN을 통해 전 세계 한인과학자들이 생산하는 전문적인 리포트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연구자는 물론 국민들이 인포데믹(가짜 정보가 전염병처럼 확산하는 현상)에 휘둘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KISTI는 전 세계의 신뢰할 수 있고 검증된 과학기술 핵심 정보자원을 확보·연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KISTI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AI’, ‘코로나19로 촉발된 시민과학’이라는 주제의 KOSEN리포트 보도를 매주 시리즈로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