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감소세가 2·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분기에는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면 2·4분기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까지 영향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53곳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총 25조9,3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어든 431조1,02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곳은 총 151곳으로 조사 대상의 59.68%에 달했다. 상장사 10곳 중 6곳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시크리컬’ 업종인 항공·정유·화학·철강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됐다. 예컨대 1·4분기 1조7,7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4분기에도 3,68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도 전년 동기 대비 58.9% 줄어든 4,3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1·4분기보다 2·4분기 실적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69.5%씩 감소한 3,955억원, 1,627억원으로 추산됐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핵심 시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을 겪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관광·레저 기업들도 영업적자로 돌아서거나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나 일부 바이오 업체들은 2·4분기에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20.5배 증가한 999억원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3월 말 들어 각국에서 록 다운 조치 등이 나타나면서 대다수의 경제전망 기관들이 1·4분기 경제성장률보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을 안 좋게 봤다”며 “이러다 보니 1·4분기보다는 2·4분기 실적 전망이 더 어둡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우일·신한나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