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OUT”…멜론 실시간 차트 순위 없앤다

멜론의 실시간 음원 차트/멜론화면캡처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이 실시간 차트의 순위 및 순위 등락 표기를 없애고, 음원 재생 방식도 ‘셔플(무작위)재생’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가면서 ‘실시간 음원 차트’를 사실상 폐지한다.

카카오(035720)는 올해 상반기 중 멜론의 현 실시간 차트를 대체할 새로운 차트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음원 ‘사재기’나 아이돌 팬덤의 ‘총공’(팬 총공격)에 따른 음원 줄 세우기 문화를 개선하고, 음원 차트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의 음원 플랫폼 ‘멜론’이 지난 19일 공지사항을 통해 멜론 실시간 차트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제공=카카오
차트 순위 및 등락 표기 삭제
우선 멜론은 음원 제목 옆에 표시하는 순위 및 순위 등락 표기를 없앤다. 현재 대부분 음원 플랫폼의 차트 서비스는 음원 제목 왼쪽에 현재 순위를, 오른쪽에는 순위 등락을 표기하고 있다. 불필요한 순위 경쟁을 없애고, 이용자들이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과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차트 집계 기준 1시간→24시간
1시간 단위로 집계하는 실시간 차트 단위도 24시간 기준으로 변경한다. 매시 정각에 1시간 단위로 차트를 업데이트하긴 하나 이때 반영되는 데이터는 24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기존 음원 차트는 매 시간마다 음원 순위가 집계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에 일각에서는 업체를 통한 ‘음원 사재기’나 팬덤의 ‘총공’으로 실제 음원 순위를 왜곡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에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플로’는 지난 3월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24시간 누적 기준으로 하는 ‘플로차트’를 선보인 바 있다.

1인 1곡 1회 반영
24시간 누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할 때도 ‘1인 1곡 1회’의 원칙이 적용된다. 하루에 특정 노래를 수 백번 재생했다고 해도 이것이 실제 차트 집계에는 단 한 번만 집계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시간 동안 A, B, C라는 곡을 각각 100번씩 들어도 해당 곡들이 100번씩 차트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A 한번, B 한번, C 한번이 반영된다.

‘셔플 재생’이 기본
아울러 새로운 차트의 음원을 감상할 때는 ‘셔플 재생’이 기본 재생 방식으로 설정된다. 셔플 재생을 기본으로 설정하면 차트 중하위권의 음원도 이용자를 만날 기회가 늘어나 차트의 다양성과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했다. 현재 대부분 음원 서비스의 차트 음원 재생 방식은 차트 상위권 음원부터 먼저 재생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방식에서는 한번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 더 많이 반복 재생돼 차트 상위권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국내 음원 점유율 1위 멜론


업계에서는 멜론의 이 같은 변화가 국내 음원 순위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멜론의 음원 플랫폼 점유율은 37.9%으로, 업계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멜론 유료 가입자 수도 전분기 대비 5만명 증가한 507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측은 “멜론은 음악 서비스로서 기본적인 가치에 집중해 내가 선호하는 음악, 트렌드와 전문성을 갖춘 음악을 발견하고 감상하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수백만 이용자와 음원 생태계 종사자, 권리자들이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경청하고 고민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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