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성형주기자
올해 1·4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 빚이 1,611조원으로 집계돼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택담보대출이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카드 사용이 줄면서 가계 빚 증가 속도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4분기 말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1·4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4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11조원 늘어나면서 지난해 4·4분기(27조7,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둔화됐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도 1,521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85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 대비 15조3,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 3·4분기(15조9,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말 부동산 규제 등으로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며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증가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89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조1,000억원 줄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소비 부진 영향으로 카드 이용금액이 감소하면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판매신용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