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로 발생한 고객 손실을 최대 30~70%까지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부서의 신규 업무를 중단하는 등 대대적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를 판매한 국내 19개 금융회사 가운데 고객 손실 보상에 나서는 것은 신한금융투자가 대형사 가운데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증권사들의 보상방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20일 자사 이사회에서 라임국내펀드와 무역금융펀드 등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자발적 보상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보상안은 국내펀드와 무역금융펀드 개방형은 30%(법인전문투자자 20%), 무역금융펀드 폐쇄형은 70%(법인전문투자자 50%)까지 보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측은 “무역금융펀드 중 자발적 환매가 불가한 폐쇄형 펀드는 투자설명서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필요했지만 설명이 미흡했던 점을 감안해 보상비율을 다르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펀드는 손실액을 기준으로, 무역금융펀드는 원금을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지며 추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재정산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같은 자율보상안을 토대로 고객과 합의 후 최종 금액을 결정해 상반기 중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약 3,200억원어치의 라임펀드를 판매했다. 라임펀드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는 신영증권이 증권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자체 보상계획을 밝혔고 은행권들도 손실의 일정 부분을 우선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보상안 마련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그동안 상품 문제가 발생한 부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신탁부의 신규 대체투자 상품 공급을 일정 기간 중단한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사업부는 신규 비즈니스보다는 전문 사모펀드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자금대출·주식대여·자산보관·결제 등)에 집중하도록 하는 등 기존 사업범위를 대폭 축소한다. 나아가 회사 업무 전 분야에 걸친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운영 리스크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해당 업무의 시행 절차 전반에 대해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분석·검토·평가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제도화한다는 취지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품감리부를 금융소비자보호본부로 이동해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 체제 아래 두고 더욱 객관적으로 상품운용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상품 관련 이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상품 제조라인을 통해 검증된 자체 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외부운용사 관리기준을 신설하는 등 운영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날 내놓은 신한금융투자의 보상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으로 보상금액을 먼저 받은 후 분쟁조정을 통해 추가 보상금액을 받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금액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70%가 아닌 전액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재정산하는 만큼 분쟁조정을 통해 보상금액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지혜·이혜진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