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자전거·성형외과에 지갑 열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비행태 보고서 공개
1·4분기 하나카드 매출데이터 기반 분석
자전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

서울 낮 최고기온이 27도로 예보된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한 업종들이 있다. 바로 자전거, 정육점, 성형외과 등이 주인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기반으로 업종별 소비행태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올해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이 자전거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전거의 1·4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45%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쏟아지기 시작한 3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69% 뛰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대중교통 대신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축산물·정육점(15%), 농산물(10%), 청과물(5%) 관련 업종의 매출도 모두 증가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대부분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성형외과, 안과, 수의과의 매출만 증가했다. 안과와 수의과는 올해 1~3월까지 모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형외과의 경우 2월 소폭(-0.1%) 감소했다가 3월 9%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비인후과가 3월에만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2%, 내과가 24%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호흡기로 전염되는 코로나19의 특성 상 감염 우려가 적은 병원은 이용률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재택근무 기간이 늘어나면서 성형외과 시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적 마스크의 판매로 약국 역시 매출이 증가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약국의 1·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하나금융연구소 측은 “2004년부터 매년 성장해온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올해 1분기 카드소비는 전년 대비 약 16~18조원 순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업종별 편차가 존재하며 당분간 소비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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