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갑포차' 첫방 시청률 3.6%…황정음 사이다 폭격에 성공적 출발

/사진=JTBC ‘쌍갑포차’ 방송화면 캡처

‘쌍갑포차’가 영업 첫날부터 사이다 폭격을 가하며 ‘인생 포차’ 단골 예약을 마쳤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쌍갑포차’(극본 하윤아/연출 전창근)는 시청률 3.6%(닐슨코리아/전국)를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이날 방송은 500년 전 월주의 전생으로 포문을 열었다. 사람들의 꿈을 읽고 고민을 해결해 주던 소녀 월주(박시은). 그 신통한 능력을 들은 중전(박은혜)은 이유 모를 고통에 시달리던 세자(송건희)의 꿈 풀이를 해달라는 명을 내렸다. 하지만 매일 밤 세자의 손을 잡고 꿈을 읽는 동안 서로 정이 통하면서 월주의 운명은 달라졌다.

마을 주민들이 퍼트린 흉흉한 소문이 상궁(김영아)의 귀에 들어갔고, 불안한 기운을 느낀 무당 어머니(김희정)가 월주를 친척 집으로 보낸 사이 집에 불이 난 것.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한 월주는 배신감과 분노로 가득 차 “내 죽어서도 당신들을 저주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나라를 지켜온 신목(神木)에 목을 맸다.

“500년 죄수” 월주의 죗값은 무거웠다. 10만 명의 한을 풀어주라는 염라국의 벌을 받은 것. 세월을 거슬러 술집을 주막, 바, 포차로 바꿔가며 흥부, 춘향, 맥아더 등의 그승으로 들어가 한풀이를 했는데, 실적이 ‘99,990명’에서 도통 오를 생각이 없었다. 자기 속을 잘 털어놓지 않는 요즘 세태 때문이었다. 관리자랍시고 불려와, 악귀 잡다 말고 양파 까고 있는 저승경찰청 형사반장 출신 귀반장(최원영)의 입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월주가 그승의 문도 못 연지 어언 6개월 째, 갑을마트 계약직 사원 송미란(박하나)이 포차를 찾아왔다. 그러나 진상 고객에게 시달리고도 끝내 고민을 털어놓지 않았다. 그런 미란의 속내를 연 이는 월주가 아닌 동료 직원 한강배(육성재)였다. 미란이 몸이 닿는 사람마다 속마음을 술술 털어놓는 특이체질을 가진 강배와 접촉하자마자 충격적인 진실을 꺼내 놓은 것. 5개월 연속 친절사원으로 뽑힌 우수 직원 미란은 정규직 전환을 빌미 삼은 박대리(박주형)의 성희롱을 견디고 있었다.


“사람이 끝까지 몰렸을 때 기분이 어떤지 알았으면 좋겠다”는 미란의 원을 접수한 월주. 한잔 마시면 잠이 드는 쌍갑주를 따라주고, 그녀의 ‘그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월주가 박대리를 신나게 혼내주고 있던 그 순간, 강배 역시 일개 인간이 들어갈 수 없다는 ‘그승’으로 빨려 들어갔다.

“니가 왜 여기 있어?”라며 당황한 월주와 “여기가 꿈 속이라구요?”라며 놀란 강배에게, 어느새 나타난 귀반장이 “얘는 태어날 때부터 영안이 안 닫혀, 사람들이 막 하소연하고 이것저것 부탁하는 특이체질”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어릴 때부터 고통스러웠던 체질의 원인을 드디어 찾은 강배였다.

그 사이 옥상으로 달아난 박대리를 곧장 쫓아간 월주는 비녀를 던져 명중시키고는 통쾌한 복수를 이어갔다. “넌 그냥 갑질 상사가 아니라, 인격살인자”라고 뼈 있는 일침도 날렸다. 하지만 미란은 여전히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에 월주는 “너 오늘 술 마신 포차 이름이 뭐니? 쌍갑포차 아냐. 너나 나나 다 갑이라고. ‘쌍’방 간에 ‘갑’”이라고 소리쳤다. “손톱이 없으면 갈고리를 세우고 이빨이 없어도 으르렁거리라”는 츤데레 이모님 월주에게 용기를 얻은 미란은 박대리를 마트 감사실에 고발했다. 귀반장의 은근한 협박 덕분에 진상 고객에겐 인생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를 넘어 감동까지 선사한 순간이었다.

한편, 잠에서 깨면 잊어버릴 거라는 귀반장의 말과 달리 강배는 그승에서의 일을 분명하게 기억했다. 옥상에서 월주의 비녀까지 발견하자,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와중에도 자신의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월주의 말을 떠올렸다. 그 시각 염라국 부장 ‘염부장’(이준혁)은 월주에게 염라대왕(염혜란)의 명을 전달하고 있었다. “앞으로 단 한 달! 그 안에 10만 명의 원을 채우지 못하면 소멸지옥이 네 앞에 열릴 것이니”라는 전언이었다. 그때 월주가 떠올린 인물은 바로 고민 많은 인간들만 우르르 달라붙는 ‘끈끈이’ 강배였다.

그렇게 서로를 찾아 달려간 월주와 강배. “저한텐 이모님이 정말 마지막 동아줄”이라며 체질 개선을 부탁하는 강배에게 월주는 “내려만 주겠어? 아주 꽁꽁 묶어 당겨줄게”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전생에서 비녀를 건네며 “혼자가 아니다. 외롭고 힘들 땐 이 비녀를 꼭 붙잡거라. 네가 찾아 헤매던 귀인을 너에게 데려다줄 것이야”라는 월주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대로, 월주와 강배 모두 앞날이 걸린 위기에서 귀인을 만난 순간이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