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편향' 극복의 열쇠는 연금 투자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팀장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연초 2,20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피는 지난 3월 1,500포인트 아래로 하락했다가 최근 1,900포인트를 다시 넘어섰다. 혹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라고 하고 혹자는 단기적인 하락이라고 이야기한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예금과 보험을 해지하고 심지어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사례도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무작정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열풍 속에서 제대로 된 공부 없이 투자에 무작정 뛰어들게 되면 감정이 개입해 ‘편향(bias)’이 생기게 되고 의사결정에 있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통해 “인간은 합리적인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영향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카너먼 교수는 인간의 고정관념에 기초한 불명확한 사고 체계와 편향에 대해 연구해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전망이론’에 따르면 편향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과신’은 인간의 가장 큰 편향 중 하나로 개인의 직관이나 판단에 절대적인 신뢰를 갖는다. ‘과신’ 편향을 가진 투자자는 자신이 시장을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자신이 결정한 마켓 타이밍에 절대적인 확신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확증’은 잘못된 투자로 손실이 지속해서 확대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취득하며 현재의 결정에 확신을 더하려 하고 합리적이나 불리한 정보는 외면해 버리는 경우다. ‘낙관주의’ 편향을 가진 사람은 나의 선택은 항상 좋을 것이므로 미래에도 항상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믿어 버린다. ‘손실회피’는 이익을 얻는 것보다 손실이 났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려는 욕구가 강해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하고 지나치게 오랜 기간 갖고 있는 경우다. ‘집단성’은 주위의 다수가 선택하면 이를 스스로 판단 없이 따라가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고착화, 인지부조화, 심리적 회계, 자기통제, 통제착각 등 많은 종류의 편향이 있다. 이처럼 편향을 가진 투자자들은 잘못된 투자판단을 할 확률이 높다.

편향은 확고한 투자철학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지만 회피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 공부해 투자의 원칙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해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연금계좌를 활용해 투자하는 것을 권유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개인연금 등 연금은 노후자금이고 적립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장기적인 시각으로 여유 있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편향은 많은 부분 조급증에서 나온다. 초보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수익을 얻고 싶어서 충분한 공부 없이 편향에 기대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제도적으로 안정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연금을 이용해 글로벌 분산투자 상품에 장기적으로 적립 투자한다면 편향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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