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업체들의 주가가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전거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 불쏘시개가 됐다는 분석이다.
21일 국내 자전거 1위 업체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전 거래일보다 20.23% 오른 7,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천리자전거는 장중 7,85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최고가(8,140원)에 바짝 다가섰다. 또 다른 자전거 사업체 알톤스포츠(123750)도 쾌조를 보이며 전 장보다 14.81% 오른 2,635원에 마감했다.
이날 자전거 페달에 힘을 불어넣은 것은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 소식이었다. 전일 20대 국회는 임기 중 마지막 본회의에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해 전동킥보드를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로 새롭게 분류했다. 개정안 통과로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지고 면허 없이도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전동킥보드 주행을 위해서는 별도의 면허 자격이 필요하고 차도에서만 달릴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로 전동킥보드를 판매하는 두 업체에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 또한 자전거 업체의 몸값을 높이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체육시설을 기피하고 혼자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면서 자전거 수요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자전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며 업종 중 가장 큰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3월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이 69%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재는 이들의 성적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4분기 2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낸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1·4분기 15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알톤스포츠도 지난해 1·4분기 13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부진했지만 올해는 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몇 해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적 있다. 2017년 3월2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는 법률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에 다음날 삼천리자전거 주가는 장중 6% 뛰었다가 2.1%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