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자"...유통사 'PB화장품 전쟁'

유통망 활용으로 사업 확장 장점
이마트·롯데면세점 등 출시 이어
신세계百도 스킨케어 제품 내놔
"마케팅 등 안착에 시간 걸릴수도"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등 화장품을 떼다 팔던 유통업체들이 직접 기획부터 생산까지 나서며 화장품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K뷰티 시장이 주춤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데다, 오프라인 매장에 발길을 끊은 고객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선 다른 유통채널에 없는 차별화된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킨케어 브랜드 ‘오노마(onoma)’를 출시하고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대표 상품은 수분, 보습, 미백 등 피부 고민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에센스 6종(4만2,000~5만2,000원)으로 성별이나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소비자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름 숲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향을 담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을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철저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라며 “다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유통사가 직접 화장품 제조에 뛰어든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마트는 2016년 기초 화장품 전문 ‘센텐스’와 2019년 색조 전문 ‘스톤브릭’을 차례로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센텐스의 경우 ‘마트 화장품’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필리핀에 진출하며 화장품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996억달러에서 오는 2024년 5,60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도 15조원에 달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제조부터 유통, 판매, 마케팅 등 모든 브랜드 운영을 직접 담당해 품질과 가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여러 계열사와 자체 유통망이 탄탄해 사업을 쉽게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초에는 롯데면세점이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면세 채널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 ‘시예누’를 론칭한 바 있다. 신세계도 ‘오노마’를 전국 31개 매장을 보유한 뷰티 편집숍 ‘시코르’와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판매한다.

다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화장품 산업에서 유통업체가 주도한 브랜드의 성공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도 높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PB 화장품 ‘엘엔코스’를 론칭했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일 매장이 없어도 화장품 편집숍부터 온라인몰까지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어 유통에 유리하다”면서도 “화장품 육성에는 오랜 연구개발과 꾸준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는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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