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지구 접근 소행성에 놀라지 마세요"

천문연 “지구 위협 소행성 2,084개..22일 충돌 가능성 없어”
6500만년 전 멕시코 떨어진 소행성..공룡멸종설의 한 근거


지름이 최대 1.5㎞에 달하는 거대한 소행성이 22일 새벽 지구에 근접하나 충돌 위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21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소행성 ‘136795’(1997 BQ)가 초당 11.68㎞의 속도로 22일 아침 6시45분(한국 시각)께 지구에 근접한다. 다만 이번 소행성은 남반구에서만 관측 가능해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이 소행성은 ‘지구 위협 소행성’(PHA) 중 지구 최접근 거리가 0.05AU(천문단위) 이내인 지름 140m 이상의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다만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 거리가 615만㎞(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6배)에 달해 지구와 충돌할 위험은 없다.

현재까지 발견된 근지구 소행성은 2만2,811개이며, 이 가운데 소행성 ‘136795’와 같은 지구 위협 소행성은 2,084개에 달한다.

천문연 관계자는 “소행성의 지구충돌 위험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우주 위험 감시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행성 136795의 태양계 궤도. /사진=NASA

앞서 천문연은 지난해 6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지구 공전궤도 근처를 지나며 지구와 충돌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소행성 2개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PP29는 지구와의 충돌 확률이 28억분의1에 불과하지만 오는 2063년과 2069년 각각 지구와 충돌할 수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름이 160m 정도로 추정되며 긴 타원 형태의 궤도로 공전주기는 5.7년이다. 이보다 작은 지름 140m급 천체가 지구에 충돌하더라도 충돌점에서 반경 수백㎞ 지역까지 재난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지름이 20~40m인 PM28은 앞으로 100년간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44일간 궤도운동을 추적한 결과 이 천체는 궤도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9,500만㎞)보다 가깝다. 근지구소행성(NEA)으로 분류되며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한다. 천문연은 “PM28과 같은 조건을 가진 소행성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9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지름 20m가량은 50여년에 한 번, 60m와 400m 규모는 각각 1,500년과 10만년에 한 번 정도 지구와 충돌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을 돌지만 지구와 화성 사이에도 적지 않은 수가 활동한다. 2018년 초 타계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기후변화 등과 함께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화 ‘아마겟돈’처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할 경우 로켓을 쏘아 핵폭탄을 터뜨리거나 고출력 레이저파 등으로 돌진 방향을 바꾸려고 연구하고 있다.

한편 멕시코 유카탄반도에는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히며 남긴 큰 구덩이(크레이터)가 있다. 6,500만~6,600만년 전까지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 멸종설의 근거가 되는 곳이다. 이곳에는 당시 대기권 마찰로 불덩어리로 변한 소행성이 날아와 초고압 충격파와 폭풍을 일으키며 먼지는 물론 지진과 화산 폭발, 쓰나미를 일으킨다.

현대에도 1908년 시베리아 툰구스카강 5~10㎞ 상공에서 소행성이 폭발해 일대가 모두 불탔다. 지난 2013년에는 러시아 남서부 첼랴빈스크 23㎞ 상공에서 지름 18m의 소행성이 폭발하며 1,500명 이상이 다쳤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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