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투명한 기부금 사용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마지막 기자회견’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이 할머니의 ‘마지막 메시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정의연 논란’으로 위안부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왜곡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검찰이 정의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만큼, 이 할머니 자신이 알고 있는 나머지 의혹들을 폭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서울경제DB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이 성금과 기금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며 “수요시위를 그만 둬야 한다”고 처음 폭로했다. 제3자가 아닌 위안부 피해자 당사자의 폭로는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이 할머니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과 동시에 30년 투쟁 과정에서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 할머니는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이사장에 대한 법적 처벌과 동시에 “정의연 의혹과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은 별개”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지난 20일 오전 20대 남성 A씨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돌로 찍어 뺨에 돌자국을 낸 모습./연합뉴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때 어떤 메시지를 낼 지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할머니가 그동안 보인 입장에 근거해 윤 전 이사장에 대한 강경한 대응과 더불어 위안부 운동의 ‘정상화’에 대한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4일 일제강제동원희생자유가족협동조합 이사장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22일 이 할머니의 가족을 뵙고 왔다”며 “몇몇 언론 인터뷰 내용처럼 윤미향 전 이사장과는 화해가 없었고 법대로 처리한다는 논조로 갈 것이다. 추가 폭로의 가능성도 많다”고 전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서울경제DB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부터 이틀동안 후원금 회계 논란과 안성 쉼터 고가매입 의혹 등과 관련해 정의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인 윤 전 이사장이 오는 30일부터 정식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전환되면 불체포 특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회의 동의 없이는 윤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정의연 논란을 직접수사중인 검찰은 후원금 횡령 등 혐의 관련자들을 윤 전 이사장의 의원 임기 시작 전에 소환 조사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