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제친 2등 '이유있는 질주'

인터넷·2차전지 업황반등 호재 속
유동성 확대에 2등株도 투자 몰려
카카오, 페이시장보단 은행에 주력
삼성SDI는 LG화학과 달리 배터리 올인
대장주와 다른 포트폴리오도 영향


증시가 폭락했던 올해 3월 이후 업종 ‘대장주’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르는 ‘2등주’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개별 기업과 산업 호재에 더해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이전에는 관심이 덜했던 2등주까지 투자가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 폭을 키웠다는 평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유가 증권시장에서 인터넷과 2차전지 업종 시총 2위 기업인 LG유플러스(032640)는 같은 기간 각각 35.7%, 39.4% 상승했고, 특히 LG유플러스는 코로나 19 확산 전 주가 수준마저 되찾았다.

이와 함께 개별 기업의 특성도 무시 못 할 요인으로 꼽힌다. IT·배터리업체로 큼지막하게 분류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업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이를 보인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핀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온·오프라인 ‘페이’ 시장에 집중하는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보다는 카카오뱅크에 주력하고 있다. 또 카카오는 네이버와 비교해 로컬 사업자 측면이 강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국면에서 실적 개선 기대가 더 높았던 것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로 꼽힌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상승 탄력 차이도 사업 종목 차이에서 연유했을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은 삼성SDI와 달리 화학 사업부를 운영하고 그 비중도 크다. 지난해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 매출액은 15조5,480억원이지만, 배터리부문은 8조3,503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코로나19로 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업황이 썩 좋지 못한 것이 주가 상승을 제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기업의 경우 산업경기 변동에 따른 탄력은 적지만 주가가 꾸준히 안전성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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