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라임몸통 김봉현 실소유 '스탠다드운용' 매물로

실제 지분보유 장 회장 매각시도
15억 횡령 혐의에 청산 가능성도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실소유했던 스탠다드자산운용(옛 제이에스자산운용)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김 전 회장의 사기·횡령 혐의가 드러나자 한때 동업자였던 명의상 소유자 장 모 스타렌탈 회장이 매각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이 회사에서도 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어 회사 자체가 청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자산운용은 회사 매각을 위해 몇몇 원매자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탠다드자산운용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및 펀드 자산 약 600억원을 타 자산운용사로 이전을 시도하며 매각 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라임 사태 이후로 전문사모펀드(헤지펀드) 자산운용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라이선스 획득을 원하는 수요도 많아졌다.


그러나 매각이 계획대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스탠다드자산운용 측은 김 회장 일당이 회사 대여금 15억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3월 이들을 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특별검사를 벌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청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스탠다드자산운용은 라임 사태의 핵심인 회사 중 한 곳이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스탠다드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친구인 장 회장이 98%를 소유한 스탠다드홀딩스 스탠다드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지분은 장 회장이 보유했지만 실제 영향력은 김 전 회장이 행사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장 회장의 회사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에이프런티어 인수에 나서기도 하는 등 둘은 금전 관계로 긴밀히 얽혀 있는 사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사기·횡령 혐의가 속속 발각되면서 둘의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발부 이후 5개월 간 도피 행각을 벌인 김 전 회장은 지난 19일 수원여객 회삿돈 24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장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스탠다드자산운용을 활용해 라임 자산을 사들일 계획을 세웠다. 향군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회원 예치금 1,800억원 중 일부를 스탠다드자산운용으로 빼돌려 펀드를 조성, 라임의 자산을 취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향군상조회는 수백억원의 자산과 자금이 사라진 채 지난 3월 보람상조에 매각됐다. 향군상조회 임원들은 김 전 회장을 도와 무자본 M&A 방식으로 향군상조회 자산 37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기정·조권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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