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보유하던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하면서 ‘아파트 단지별 거주자 정보’가 거래소에 등록돼 특정 아파트 단지 내 연령대별 거주자 비중과 소득분포, 직업군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금융사가 보유하던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데이터거래소가 지난 11일 출범하면서 기업·자영업자 등에게 유용한 데이터 매물에 대해 관심이 크다.
금융보안원이 개설한 데이터거래소 현황을 보면 24일 현재 46개 기업이 211건의 데이터를 매물로 내놓았으며 총 65건이 거래됐다. 데이터 구매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회원 등록을 한 후 데이터 매물 현황을 파악한 뒤 구매 버튼을 누르면 된다. 매물 정보를 파악한 후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원하는 형태의 데이터 가공을 의뢰하는 등 맞춤형 데이터 구입도 가능하다.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데이터부터 최대 2,000만원짜리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한카드가 등록한 ‘아파트 단지별 거주자 정보’다. 특정 아파트 단지 내 연령대별 거주자 비중, 소득 분포, 직업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래미안 26~35평형대에는 전문직 종사자가 25%로 가장 많이 거주하고 기업체와 교육직이 각각 20%, 자영업이 15%, 공무원과 자산소득가가 각각 10%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각각 13%로 가장 많이 거주하고 다음은 남성 40대, 남성 50대로 각각 12% 순이었다. 이 단지에 싱글 거주자 비중은 20%, 신혼은 10%이며 영유아 자녀를 둔 비중이 25%로 가장 많았다.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인 가구 비중과 1억원 이상 소비하는 가구 비중도 10%에 달했다. 신한카드 측은 “특정 지역 아파트 거주자에 대한 소비 관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이터”라며 “기업의 리테일 전략 수립, 배후지역 소비규모 산출, 상업시설 기획, 매장 입지 선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가격은 신한카드 측과 협의하면 된다. ‘감’으로 창업하고 프랜차이즈 지점을 설립하지 않고 철저히 데이터를 통해 정교한 창업, 지점 설립이 가능하고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점포도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국내 5대 직장지역 카페 업종 소비 트렌드’ 데이터를 매물로 내놓았다. 강남·광화문·구로가산·여의도·판교 등의 5대 직장인 지역 요일별·시간대별 카페 건당 이용금액 및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다. 예를 들어 무슨 요일에 이들 지역에서 카페 매출이 늘어나는지, 건당 지출액은 얼마인지, 연령대별 이용금액은 얼마인지를 데이터로 보여준다. KB국민카드 측은 “카페 창업 및 상권 분석에 활용할 수 있고 이미 있는 카페는 요일·시간대에 맞춤형 제품 판매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는 ‘한강공원 내 배달음식 이용 트렌드’라는 데이터도 올려놓았다. 예를 들어 망원지구에서 20대는 치킨, 40대는 햄버거나 중국음식을 선호했다. 아울러 한강지구 이용고객이 집중되는 요일과 시간대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강지구별 상권 분석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