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마웠다"…'연쇄살인' 최신종, 가족에게 '음성 유서' 남긴 진짜 이유는

신상이 공개된 연쇄살인범 최신종./사진=김원 유튜브채널 캡쳐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하천과 과수원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최신종(31)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최신종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음성파일 형태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최신종이 음성파일을 남긴 시점은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하기 전으로 확인되면서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경찰에 잡히게 될 경우 향후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한 판단을 받기 위한 치밀한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신종은 지난달 15일 새벽 10개정도의 유서 음성파일을 휴대전화에 저장했다. 이 파일들의 길이는 모두 합하면 1분40초 정도다.

해당 음성파일에는 “그동안 진짜 고마웠다”, “아내와 자녀를 잘 부탁한다” 등 가족과 지인에게 남기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파일이 녹음된 시점은 전주에서 실종된 여성 A(34)씨를 살해한 다음날이다. 이후 최신종이 보인 행태는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사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녹음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최신종의 아내는 남편이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 증세를 보인다며 119에 신고했다.

최신종은 119가 출동하자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했고, 119 요원은 최신종의 반응을 살핀 뒤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최신종이 약물을 복용했는지조차 불투명한 것으로 최근 경찰 조사를 통해 파악됐다.

최신종은 검거 후 경찰에서 119 신고가 있었던 지난달 17일 상황에 대해 “아내가 처방받은 우울증약을 먹었다”고 말했으나 아내는 “(내가 복용하는) 우울증약의 양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최신종은 119 신고 하루 뒤인 지난달 18일 부산 실종 여성 B(29)씨를 살해했다. 유서 형식의 음성파일을 녹음한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연합뉴스

최신종은 경찰에 긴급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된 지난달 25일에는 자해를 하기도 했다. 당시 최신종은 “편지를 쓰고 싶다”며 유치장 관리 직원에게 볼펜을 요구한 뒤 자해를 시도했다. 당시 최신종의 목에는 살짝 긁힌 정도의 가벼운 상처만 남았다.


한편 최신종의 이같은 일련의 행동을 감안할 때 유서 형식의 음성 녹음파일은 향후 법정에서 본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법무법인 모악의 최영호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서를 남기고 약을 복용하고 유치장에서 자해하는 등의 행동들은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해 낮은 형량을 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신종의 신상이 공개됐지만 ‘포토라인’에 서는 등 실제 모습이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종은 이미 전주에서 실종된 첫 번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라 다른 피의자의 경우처럼 검찰 송치 단계에서 얼굴을 노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1일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전날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결정에 따라 최신종의 얼굴과 나이 등 신상을 언론에 공개했다”면서 “피의자의 신변이 이미 검찰로 송치돼 교도소에 수감 중이고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에 추가로 언론 포토라인(취재 경계선)을 통한 얼굴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신종이 두 번째로 살해한 부산 20대 실종 여성 사건에 대한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추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이는 서류로만 이뤄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 얼굴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는 현장검증도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종이 두 사건에 대해 모두 자백했고, 직·간접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현장검증을 굳이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앞서 신상 공개가 이뤄졌던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유통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등 피의자 대부분은 검찰 송치 과정에서 포토라인을 통해 얼굴이 노출됐다.

또한 지난해 법무부 훈령으로 마련된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안’에 따라 공개 소환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탓에 최신종의 신상은 향후 검찰 수사 재검토 단계에서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신종은 조만간 법정에 나오겠지만 만일 특별한 사정이 발생해 비공개 재판으로 이뤄지게 된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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