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소호 컨설팅 센터는 자영업자의 경영애로 해소를 위해 자금조달, 세무, 법률, 특허 등 다양한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자영업 지원기관이다.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입지 및 상권 분석부터 창업절차, 창업자금, 보증기관을 활용한 자금조달 및 창업 유관기관 연계 컨설팅 등 종합적인 창업컨설팅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총 3,600여건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KB 소호 컨설팅 센터 자문을 맡고 있는 이형석 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국내 1호 창업 컨설턴트)과 문진기 전문위원을 만나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자영업의 위기와 미래’에 대해 조언을 들어봤다.
이형석 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
문진기 KB소호컨설팅센터 전문위원
Q. 그동안 많은 자영업자들을 만나왔다. 현재 예비창업자들의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
문진기 전문위원(이하 문): 2016년 8월부터 현재까지 대면과 비대면을 합쳐 약 6,500건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3~4년 사이에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과거에는 단순 자금마련 방법 위주의 수요가 있었다면 최근 들어 경영 전반에 대한 고민이 커 보인다. 2030세대들은 처음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겨냥하는 등 창업자들의 고민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공예품이나 화장품 등 소규모 아이디어 제조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려는 등 전략적인 모습도 예전에 찾아보기 드물었다.
Q.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들의 위기감이 남다르다. 단기적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이형석 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이하 이): 매년 10만 명이 자영업 창업에 나섰다 망한다. 현실적으로 30%는 한계 자영업자로 파악한다. 고령화 저출산 기조로 가게 점포수는 사회전체적으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음식, 소매, 서비스 중에서 코로나로 가장 타격받는 곳은 오히려 소매업종으로 파악된다.
사회가 갈수록 양극화되면서 비자발적 창업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철저하게 준비를 할수록 창업 확률이 높아지지만 당장 생계가 어렵다보니 허겁지겁 창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형태의 창업은 실패 확률이 높다. 사회적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Q. 현재 자영업자 혹은 예비창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문: 예전에는 ‘발품을 팔고 장사를 시작해라’는 말이 격언처럼 존재했다. 지금은 창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에 기반한 사고 및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1년 가까운 시간을 공을 들여 알아낼 수 있던 정보가 2~3일이면 파악 가능할 정도로 유용한 데이터가 많이 했다. 실제 KB에서도 업종 별 월평균 매출, 점포수, 연령비중, 창업자의 남녀비중, 시간대비중, 객단가, 매출최고월 등 자체적으로 조사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아파트 시세 분석 통해 지역상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동반돼야 한다. 자영업이 입지 산업이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Q. 자영업의 지난 20년간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 IMF사태, 신용카드 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사회적 격변기마다 자영업 트렌드도 큰 변화를 겪어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프랜차이즈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즈음이 프랜차이즈 전성기라고 본다. 그 후로 소비자 입맛은 갈수록 고급화되면서 표준화를 거부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반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난립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규모 및 소자본 창업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Q. 앞으로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
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정년이 짧아지면서 40대 창업자가 늘고 있고, 2030세대 역시 회사에서는 비전이 없다는 인식 아래 단가 낮은 생필품 위주의 창업에 몰리는 분위기다. 이처럼 젊은 세대에 비해 50대 이상의 예비창업자들은 전반적으로 준비가 너무 안돼 있다. 여전히 ‘묻지마 창업’에 나서는 경향도 강하다. 과거처럼 히트하는 업종이 나타나긴 어렵다. 이제는 자영업자가 기업가 마인드를 갖고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에 주목해 업종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워킹 스루, 드라이브 스루와 연계된 업종을 만드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과 자영업 창업의 경계는 갈수록 사라질 것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