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 등을 완화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같은 움직임이 ‘2차 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사무차장은 25일(현지시간) 온라인브리핑을 통해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남미와 남아시아·아프리카에서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전염병이 가라앉은 곳에서 올해 말 다시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1차 유행을 막기 위한 조치가 너무 빨리 풀릴 경우 감염률이 다시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현재 감소세라고 해서 계속 감소세를 보일 것이며 2차 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수 개월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며 유럽과 북미 국가들의 경우 “바로 2차 정점을 찍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중보건과 사회적 조치, 감시 조치, 검사 조치 등의 종합적 전략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태국 방콕 쭐랄롱꼰대학교가 운영하는 쭐랄 백신연구센터에서 한 연구자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방콕=AP연합뉴스
이처럼 2차 감염 우려가 높아지며 백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 가운데 WHO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정성 실험에서 히드록시클로로퀸의 연구를 일시 중단했다. 히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나 ‘게임체인저’로 부르며 직접 감염예방을 위해 복용한다고 밝힌 약물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93세 노모를 위해 클로로퀸 한 상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떠나기에 앞서 코로나19 백신을 대중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WHO의 이번 결정은 지난 22일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의 발표 때문이다. 랜싯은 671개 병원, 9만6,000여명의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상대로 히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조사한 결과 이를 복용한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34%, 심각한 심장 부정맥 위험이 137% 커졌다고 밝혔다. 4월 미국 재향군인메디컬센터도 히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환자의 사망률이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약품이 자가면역질환이나 말라리아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라이언 사무차장도 자료 재검토 결과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연구는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제약업체 노바백스는 13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을 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오는 7월께 어떤 종류의 면역반응이 발생하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