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북한 핵능력 잘 알아…우리 대적할 수준 아냐"

ICAN "北, 지난해 핵개발에 7,600억원 사용"

지난해 7월29일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는 모습./연합뉴스

드류 월터 미국 국방부 핵문제 담당 부차관보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미국이 꽤 제대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에 대적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 공군협회 소속 미첼 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에 대한 미국의 추정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기밀상의 이유로 답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의 생산능력에 대해 꽤 제대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다른 잠재적 핵무장 상대의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고만 덧붙였다.


또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미국의 억지가 충분하냐는 질문을 놓고 “미 국방부는 우리의 핵능력에 대해 준비돼 있고 강력하며 러시아, 중국, 잠재적으로 북한이나 이란까지 모든 상대를 억지한다는 관점을 견지해왔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같은 핵능력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한국, 일본 같은 동맹에 ‘핵우산’을 확약해왔다는 취지로만 설명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열렸다면서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에 대해 미국이 지켜보고 있으며 북한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멜버른에 본부를 둔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지난 13일 공개한 ‘2019 세계 핵무기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핵 개발에 6억2,000만 달러(약 7,60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단체는 핵무기 위험성에 대한 주의 환기와 핵무기 금지 조약 체결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정부기관의 공식 발표자료와 연구기관 통계 등을 바탕으로 매년 전 세계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 개발이나 핵실험에 사용한 비용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핵보유국가들 중 미국이 지난해 가장 많은 354억달러를 사용했다. 중국 104억달러, 영국 89억달러, 러시아 85억 달러, 프랑스 48억달러 등으로 뒤를 이었다. 북한은 나머지 핵 보유국인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과 비교해 가장 적은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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