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민들이 케네디 우주센터에 설치된 로켓을 바라보고 있다./케이프커내버럴=EPA연합뉴스
미국 최초의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26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의 시선이 플로리다주의 우주센터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최종 발사 준비를 마쳤다.
발사 예정 시각은 27일 동부시간 기준 오후 4시 33분(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33분)이다. 이번 발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이 우주과학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발사 당일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아 발사 장면을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 짐 브라이든스틴 나사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사는 미국이 다시 놀라운 일을 해내는 것을 볼 수 있는 독특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케이프커내버럴=로이터연합뉴스
NASA의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2)와 봅 벤켄(48)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낸다는 것이 이번 발사의 목표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두 우주 비행사를 태운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임무를 맡았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과 크루 드래건을 직접 제작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할 경우 스페이스X는 처음으로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주인공이 된다.
이번 발사는 아울러 201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이후 9년 만에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9년 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끝낸 뒤로 자국의 우주비행사를 러시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내왔다. 외신들은 스페이스X의 최종 발사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남은 변수는 날씨라고 전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발사 당일 기상 조건이 우주선 발사에 적합할 확률은 60%라며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우주 비행사의 안전이며, 흐름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 상황이 악화해 발사가 연기되면 스페이스X와 나사는 오는 30일 2차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
더구나 머스크와 민간 우주 사업으로 경쟁을 벌이는 리처드 브랜든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 오빗’이 지난 25일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항공·우주 기지에서 5년 동안 추진해온 로켓 공중 발사를 처음으로 시험했으나 실패로 끝나면서 스페이스X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버진 오빗의 위성 발사용 로켓인 ‘론처 원’은 보잉 747기를 개조한 ‘코스믹 걸’에 실려 1시간가량 비행하다 공중에서 분리된 뒤 엔진 점화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몇초 만에 로켓의 비행이 종료됐다는 회사 측 발표가 나오면서 이날 시험은 실패로 끝이 났다. 회사 측은 “로켓이 깔끔하게 분리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코스믹 걸과 조종사들은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진오빗은 이미 두 번째 로켓이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시험 실패 결과를 바탕으로 두 번째 시험 일정을 가능한 한 빨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우주 사업으로는 머스크가 2002년 세운 스페이스X를 선두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블루오리진’,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 갤럭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