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스페이스X


2016년 4월8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케네디우주센터. 불꽃을 내뿜으며 이륙한 팰컨9 로켓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배달할 보급품을 실은 화물 우주선 ‘드래건’을 지구 밖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더 큰 관심은 본체에서 분리된 1단계 로켓이 발사 8분 만에 대서양의 무인선 플랫폼에 무사히 착륙했다는 데 있었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다섯 번 도전한 끝에 1단계 로켓의 해상 회수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1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X는 혁신의 아이콘·천재 사업가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가 2002년에 세운 민간 우주 장비 생산·수송 기업이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어린 시절 하루 10시간이나 책을 읽어 책벌레로 통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물리학을 전공하면서 ‘인터넷과 우주, 청정에너지’를 인생의 비즈니스 목표로 설정했다. 졸업 후 먼저 인터넷 지도 등에 관한 소프트웨어 회사 ‘Zip2’를 창업해 4년 만에 팔아 3억7,000만달러를 벌었다. 이어 전자상거래 결제서비스 ‘페이팔’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머스크는 여기서 모은 돈으로 2002년에 ‘스페이스X’를 세웠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직원이 7,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주된 사업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으로부터 주문받아 ISS에 물품을 보내고 상업용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이를 바탕으로 달·화성 외에도 다른 행성까지 탐사할 수 있는 초대형 우주 발사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것은 머스크의 오랜 꿈이다.

스페이스X가 28일 오전5시33분(한국시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NASA의 두 우주 비행사를 ISS에 보내기 위해 캡슐 ‘크루 드래건’에 태우고 이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을 발사한다. 민간 기업이 유인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공하면 민간 우주 탐사 시대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스페이스X가 발사에 성공해 우주에 대한 머스크와 지구인들의 꿈을 앞당겨주면 좋겠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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