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12개월 째 뚝뚝·미분양 주택은 껑충'....탈출구 안 보이는 제주

4월 지가 -0.29% 변동률 기록, 1년 째 하락
미분양 주택도 계속 증가세.. 흔들리는 시장

제주도 서귀포시 전경./서울경제DB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존 거주민들이 빠져나가면서 땅값은 1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아파트 미분양 물량도 적체되는 등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제주도의 땅값은 전달 대비 0.29% 내리며 전국에서 가장 하락 폭이 컸다. 해외 자본과 유입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 지가는 지난해 5월 하락 전환한 이후 1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토지 시장만이 아니다. 아파트 또한 가격이 하락세다. 제주도 아파트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0.04% 내렸다. 올 한해 동안 -0.9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도 쌓이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제주도 전체의 미분양물량은 총 1,184가구로 전달 대비 170가구 늘었다. 특히 서귀포시의 경우 844가구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다. ‘악성 미분양’이라 일컬어지는 완공 후 미분양 또한 제주 779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65.8%를 차지했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본과 거주민들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00년 이후 20년간(2000~2019년) 제주 인구이동 추이’ 자료에 따르면 제주는 지난 2015년 1만 4,257명, 2016년 1만 4,632명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 1만 4,005명, 2018년 8,853명으로 차츰 줄다가 지난해 2,936명으로 순유입 폭이 급감했다.

해외 자본 유입을 위한 부동산투자이민제의 인기도 시들하다. 부동산투자이민제란 관광단지 및 관광지 내 휴양목적 체류시설 등 투자대상 부동산에 5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F-2)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또한 투자 상태 5년 유지 등 요건 구비 시 영주(F-5) 자격을 부여한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부동산투자이민제에 따라 분양된 휴양체류시설은 각각 667건, 508건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4,531억5,400만원, 3,472억7,9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말까지의 분양 건수와 금액은 단 2건, 15억1,000만원에 그쳤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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