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리시 투표지 6장 탈취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사평론가 이봉규, 김기수 변호사, 민 의원. /연합뉴스
제21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연일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이 28일 자신에게 투표용지를 건넨 개표 참관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제보자는 “투표함 박스에서 확연히 색깔이 다른 투표용지를 발견해 항의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상이 뒤집어질 증거”라며 제시한 ‘투표용지 6장’에 대한 입수 경위를 밝혔다. 그는 한 제보자로부터 문제의 투표용지를 건네받았으며, 제보자는 자신이 경기 구리시 투표소의 개표참관인이라고 했다. 또 투표용지는 자신이 직접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라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표참관인 이모씨는 기자회견에서 “4월15일 오후 5시쯤 구리체육관에서 개표참관인으로 참석했는데, (구리시)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 박스에서 다른 색깔로 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며 “현장에서 ‘투표 중지’라고 소리를 지르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투표함에서 색이 다른 투표용지가 나온 것이 부정선거의 정황이라는 것이다.
용지의 색이 얼마나 달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같은 연녹색(비례투표용지 색깔)인데 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의 색이 확연히 달랐다”며 “선관위에서는 인쇄소마다 약간 차이가 난다고 해명했지만, 선관위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말이 안된다고 내가 (재차) 항의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1일에 공개했던 투표용지를 들고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30~40분 정도 소란을 피웠고, 선관위원장에게 투표용지 색깔 관련 확인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내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자 다른 사람들이 추가로 의혹거리를 제보했다”며 “그 중 하나가 6장의 투표용지였다. 한 개표 사무원이 제가 선관위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보고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또 투표용지를 준 사람의 신원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며 “나이는 50대 중반쯤이었고 남성이었다”고 설명했다.
‘투표용지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이 불법인지 몰랐느냐’는 질문엔 “부정선거에 대한 걸 발견해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대의적 차원에서 결단한 것”이라며 “구리 지역구 (통합당)나태근, 주광덕 후보 측에 연락해 부정선거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고 결국 민 의원 측에 이를 제보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12일 “민 의원이 소지하고 있던 투표용지 6장은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에서 분실한 잔여 투표용지 6장과 일련번호가 같다”며 “누군가 본투표날 구리시의 투표소에서 가방에 있던 투표용지 6장을 훔쳐간 걸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민 의원은 잔여 투표용지가 나온 것 자체가 ‘개표 조작’ 혹은 ‘부정 선거’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으며, 선관위 측은 “투표용지 관리가 일부 부실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선거조작과는 인과관계가 없고, 이번 (투표용지 도난) 건은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