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 전경. /사진제공=needpix.com
# ‘코리안 몬스터’로 불리는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구입한 집으로도 유명한 ‘리츠칼튼 레지던스(Ritz-Carlton Residences)’는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주상복합이다. 방 3개에 화장실이 4개 딸린 이곳의 51층 펜트하우스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912만5,000달러(약 112억7,850만원)에 거래됐다. 지금 시세는 적어도 1,000만달러(약 123억6,000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LA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리츠칼튼 레지던스. /사진제공=wikimedia.org
미국에서는 단독주택이나 디태치드 콘도(Detached Condo·단독주택과 콘도의 중간 형태)같이 한 건물에 입주한 가구 수가 적은 주거 형태가 대표적이지만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도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바로 ‘수익성’ 때문이다. 부지가 제한되다 보니 높은 층수의 건물을 짓는 것이 이익이다. LA 다운타운 지역도 마찬가지다. 면적을 넓게 차지하는 단독주택, 디태치드 콘도보다는 위로 높이 쌓아올린 고층 콘도나 고층 아파트를 더 흔히 볼 수 있다. 어태수 리맥스 메가그룹 부사장은 “LA 다운타운은 실질적인 개발을 할 수 있는 토지가 많지 않다”며 “수익성을 위해 LA 다운타운의 디벨로퍼들은 건물을 최대한 높이 올려 더욱 많은 가구를 분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LA 다운타운 지역에는 70층을 훌쩍 넘는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가 여럿 예정됐다. 최근에는 호주의 부동산 투자그룹인 ‘크라운그룹’이 70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을 신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 준공된 35층 높이의 고급 아파트 ‘워터마크타워(Watermarke Tower)’의 렌트비가 평형에 따라 월 2,800달러에서 1만4,000달러(약 345만9,400원에서 1,729만7,0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 들어서는 초고층·최고급 아파트의 월세는 이보다 높은 가격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준공된 LA 다운타운의 워터마크타워. /워터마크타워 홈페이지
◇2028년 올림픽 앞두고…초고층 아파트 활황=LA 다운타운 지역 개발이 활발한 이유 중 하나는 오는 2028년 여름으로 예정된 LA올림픽이다. 올림픽 특수를 앞두고 주거시설과 호텔 등 전방위적인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28년 전까지 초고층 아파트 물량이 꾸준히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총 10억달러가 투입되는 ‘더 그랜드(The Grand)’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을 맡은 만큼 LA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젝트로 20층짜리 5성급 호텔과 400여가구가 들어서는 39층 높이의 주거용 건물이 지어진다.
LA 다운타운의 중심부는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른 만큼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인근 지역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많은 주목을 받았던 곳은 ‘자바(Jobber) 시장’이라고도 불린 ‘패션 디스트릭트(Fashion District)’ 지역이다. 한때 봉제·원단 등 업체들이 몰려 있는 대형 의류 도매시장이었지만 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시티마켓오브LA’다. 1만2,000여평이 넘는 부지에 호텔, 상가,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 건물 등을 올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계획됐다.
미국 LA 중심가에 들어서는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제공=반도건설
◇LA 다운타운 주변으로 번지는 개발열기=패션 디스트릭트 인근의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의 개발도 한창이다. 버려진 공장과 창고가 모여 있는 슬럼가에 예술가들이 모여들며 아트 디스트릭트로 거듭난 이 지역에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면서 고급 주거용 건물과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20억달러가 투입된 ‘6AM’ 프로젝트다. 58층 높이의 쌍둥이 빌딩에 콘도 431가구, 아파트 1,300여가구와 상가와 레스토랑·호텔·오피스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LA 다운타운 동쪽에 위치한 LA강 근처에서도 크고 작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글라셀 파크 주상복합 프로젝트는 5층 건물 2개 동과 6층 건물 1개 동에 총 400여가구 및 상업시설이 공급되고 링컨하이츠 교도소 건물도 상가 및 오피스 건물로 변모할 예정이다. 어 부사장은 “다운타운이나 한인타운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많은 디벨로퍼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다운타운의 대체 개발지역으로 인기가 있을 지역”이라고 전망했다.
LA는 명실상부한 한인 밀집 도시다. 그런 만큼 국내 기업의 LA 부동산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반도건설의 주상복합 프로젝트인 ‘더보라(The BORA) 3170’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토지매입에 이어 올해 본착공에 돌입했고 2022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총 252가구가 공급된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인 엠디엠그룹도 지난해 LA 다저스스타디움 인근 노스피게로아가 일대에 창고용지 8,645㎡를 매입해 임대아파트 및 오피스를 건설할 예정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도움말=리맥스코리아
※전 세계 부동산 소식을 전해온 ‘온라인으로 보는 해외부동산’이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