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15%를 밑돌며 12년 만에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신작 한국 영화 개봉이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된 탓이다. 5월 박스오피스 역시 10위권에 오른 한국 영화는 두 편에 불과했다.
다만 5월 전체 관객 수는 역대 최악이었던 전월에 비해 소폭 늘어 최악의 시기는 벗어났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달부터는 그동안 스크린 데뷔를 미뤘던 한국 영화 신작 몇 편이 개봉에 나서는데다, 정부도 이번 주부터 영화 할인권 133만 장을 극장가에 푸는 만큼 극장가의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14.4%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7.8%로,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첫 작품인 ‘아이언맨’이 개봉한 데다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가 19년 만에 의기투합한 ‘인디아나존스 4’까지 가세, 할리우드 대작 두 편의 협공에 한국 영화가 설 자리를 못 찾았던 것이다.
코로나에 韓영화 점유율 3개월째 10%대 |
박스 오피스 순위권에서도 한국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5월 한 달 누적 관객 수 기준으로 10위권 내에 한국 영화는 ‘저 산 너머’와 ‘호텔 레이크’ 단 두 편이다. 1~5위는 △프리즌 이스케이프 △트롤 : 월드투어 △위대한 쇼맨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순이다. 모두 외국 영화인데다 심지어 ‘위대한 쇼맨’과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수년 전 이미 극장에 걸렸던 재개봉작이다.
6월 한국 신작 영화X영화할인권.. 효과 낼까 |
게다가 6월에는 그간 개봉 스케줄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한국 영화들이 잇따라 스크린을 찾는다. 4일 ‘침입자’(감독 손원평, 출연 송지효 김무열)와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 출연 김호정)를 시작으로 11일 ‘결백’(감독 박상현, 출연 신혜선 배종옥), 18일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 출연 조진웅), 24일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출연 유아인 박신혜) 등이 연이어 개봉한다.
이번 주부터 정부가 시중에 무료로 푸는 영화 할인권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영화 할인권은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은 영화계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4일부터 133만장이 3주에 걸쳐 전국 영화관에서 관객들에게 배포된다. 장당 6,000원이 할인되므로 사실상 반값에 영화를 볼 수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매주 1인 2매씩 선착순으로 발급하며 씨네Q에서는 현장·사전 예매시 매주 1인 4매까지 자동으로 할인 적용 된다. 다만 할인권은 발급받은 해당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에 상영하는 영화에만 적용된다. 이 밖에 주요 멀티플렉스에 속하지 않는 비계열 극장들도 개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물론 아직은 방역과 관람 안전 수칙이 중요하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각 극장 방역 활동을 담은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할인권 배포와 함께 영화관람 캠페인 ‘극장에서 다시, 봄’을 진행한다”며 “극장 활성화를 통해 영화산업 전반의 피해를 극복하는 동시에 시민의 생활문화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