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5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5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7% 감소하며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4월 적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규모는 4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34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7% 감소했다. 4월 수출이 1년 전보다 25.1% 줄어든 데 이어 2개월째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5월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1.5일 적었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지표인 일 평균 수출을 보더라도 16억2,100만달러로 1년 만에 18.4%나 줄었다.
관심을 모았던 5월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99개월 동안 이어온 흑자 흐름을 깬 것에서 한 달 만에 플러스 전환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 달 동안 줄어든 수출액(17억달러)보다 감소한 수입액(35억달러)이 더 커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요 수출 품목 15개 가운데 11개의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해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 여파가 반영되며 1년 전보다 수출이 66.7%나 감소했고, 완성차 역시 세계적으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이 반토막(-54.1%) 났다. 이와 함께 저유가 장기화 기조와 맞물려 석유제품(-69.9%), 섬유(-43.5%), 가전(-37%), 철강(-34.8%), 석유화학(-34.3%), 디스플레이(-29.7%) 등의 수출도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았다.
다만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특수업종’으로 떠오른 컴퓨터(82.7%)와 ‘K방역’의 대표 품목이 된 바이오헬스(59.4%) 역시 5월 수출이 급증했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5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출입 전망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면서도 “다만 우리 생산 기반은 여전히 견조해 주요 교역국들의 상황이 호전되면 수출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올 초 1차 무역합의에 도달했던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에 이어 홍콩 보안법을 둘러싸고 최근 신냉전 구도를 형성할 만큼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한국 수출에 또 다른 복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조양준·김우보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