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압도적 원가'로 1위 굳히기..올 반도체 투자액 최대치 전망

■ 평택 낸드 공장에 8조 투자
'규모의 경제' 확보로 서버용 SSD 등 수익성 끌어올려
위기때마다 선제 투자..중장기 수요 대응·시장 선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최대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이 뒷걸음질을 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IC인사이츠·트렌드포스·IDC·가트너 등 주요 시장조사 기관들이 올해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000660)(10.7%), 인텔(9.9%) 순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체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28Gb MLC 기준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석 달 연속 4.68달러를 기록해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D램 시장과 달리 6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 특성상 수익을 내기 힘든 탓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2공장에 대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와중에 평택 2라인에서 추가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경우 추가적인 ‘규모의 경제’ 확보가 가능하다. SK하이닉스조차 D램 부문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낸드플래시 부문 손실을 메우는 와중에 여타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공격적 투자를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낸드 부문 수익률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낸드플래시 제품으로 꼽히는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지난해 4·4분기 11억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1·4분기 대비 9.5%포인트 상승한 32.5%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1xx단에 달하는 V낸드 등 압도적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보유한 것 외에 컨트롤러 등 SSD에 탑재되는 여타 제품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2라인에서 현재 주력인 6세대 낸드플래시 외에도 차세대 제품인 7세대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 기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7년 역대 최대인 27조3,456억원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한 후 2018년(23조7,196억원)과 2019년(22조5,649억원)에는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바 있다. 올해는 낸드플래시 투자 외에도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D램 생산 비중 확대, 파운드리·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전년의 투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 1·4분기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역대 최고 수준인 113조1,964억원이라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세대(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 기회를 선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