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랐는데 주택마련 기간은 줄었다(?)'... 정부, 또 '자화자찬'

‘2019 주거실태조사’ 주요지표/표 제공=국토교통부

지난해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소득 대비 집을 사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생애 최초 주택마련 소요기간도 2018년보다 0.2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표본의 현실반영률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자화자찬’ 식의 통계를 발표하며 주택정책 효과를 과장했다는 지적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는 5.4배로 2018년(5.5배)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광역시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2018년 6.9배에서 지난해 6.8배, 지방 광역시는 2018년 5.6배에서 지난해 5.5배로 줄었다. PIR은 한 가구가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는 가정에서 집을 사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뜻한다. PIR이 5.5면 5년 반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생애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소요기간도 2018년보다 줄었다. 2018년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국민이 생애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평균 7.1년이 걸리는 걸로 집계됐는데 지난해에는 평균 6.9년 걸리는 걸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거실태조사와 관련 표본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해 나타난 결과로 풀이했다. 지난해 수도권 집값은 올랐는데 집을 사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감소한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가격은 1.25%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0.45% 올랐다. 정부가 주거실태조사의 표본을 전국 6만여 가구로 정했는데 현실 반영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이와 관련 “지난해 국민 소득이 급격히 높아질 요인이 없었고, 집값 하락률도 크지 않았는데 PIR이 떨어졌다는 발표가 국민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고 본다”며 “표본 수를 현재보다 늘리고 표본도 재조정해야 앞으로 국민 공감대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거실태조사에선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전국 RIR이 15.5%였는데 지난해에는 16.1%로 상승했다. 월 소득은 정체된 데 비해 임대료가 올라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에 따라 주택임대차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이른바 주택임대차법안 3종 세트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월세 거래 내역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주택임대차신고제’를 준비 중”이라며 “정책적 보완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다른 여러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내 집을 소유한 자가보유율은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치인 61,2%를 기록했다. 또 내 집에 거주하는 자가점유율 역시 2006년 이후 최고치인 58%에 달했다. 이와 더불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는 전년보다 0.4%포인트 줄어든 5.3%,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가구도 전년보다 0.6%포인트 감소한 1.3%를 기록했다.
/세종=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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