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억눌렸던 소비 튀어오른다는데... 웃고 있는 한국 기업은 어디?

락앤락, 오스템임플란트 등 소비재 기업
코로나 진정되자 살아난 중 소비에 수혜
코스맥스.콜마 등도 온라인 강화해 선방

중국 장쑤성 롯데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서있다. /서울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웬수’가 됐던 중국이 이제는 ‘은인’이 되어 줄까?.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그동안 억눌려온 소비가 폭발하면서 현지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의 실적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더구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을 계기로 내수부양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1일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지난 달 중국 정부는 ‘5·5 구매절’에 240억위안(4조1,2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이 기간 온라인 소비총액만 400억위안(6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일찍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중국은 내수부양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춘절 어게인(다시 온 설날)’ 캠페인 등을 펼치며 불을 붙여 왔다.

코로나19 이후 ‘보상성 소비’ 예정인 주요 영역/자료제공=코트라(KOTRA), 장쑤성 소비자권익보호위원

눈에 띄는 설문결과가 하나 있다. 중국 장쑤성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가 지난 2월 말 주민 2만 1,1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가 “외식이나 쇼핑, 영화관람, 운동 등에 돈을 쓰겠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억눌렸던 소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재 중소기업들은 중국의 보복적 소비의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우선 전체 매출의 40%를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코스맥스(192820) 역시 1·4분기 예상했던 것보다 선방했다. 한국콜마는 1·4분기 매출 3,753억원, 영업이익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5.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베이징 공장이 두 달가량 멈췄지만 대신 건강식품 등 신규 사업으로 타격을 줄일 수 있었다. 위기 대응이 빨라 실적 감소세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 와중에도 온라인 거래처를 확대한 결과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매출은 3,285억원,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2%, 18.4% 상승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의 실적은 줄었지만, 온라인 판매처를 늘려온 결과 우려했던 것보다는 선방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1월부터 손 소독제 등 방역용품 생산을 늘린 영향도 컸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중국 중산층의 화장품 소비는 이미 정상화됐다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의 홍콩 이슈가 변수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중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해 겨우 살아나려던 소비가 냉각될 수 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은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로 급격히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이에 잘 적응한 기업들은 선방할 것”이라며 “다만 미·중 분쟁이 격화되면 중국 내수시장이 다시 꺼지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