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손실 8조달러…회복엔 최대 10년"

의회예산국 '잿빛 전망' 보고서
올 4분기 GDP도 5.6%↓예측
5월 제조업 PMI 43.1로 위축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틈을 타 약탈 피해가 속출하자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부촌인 베벌리힐스로 통하는 도로에 장애물이 설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 사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월 전망치에 비해 9,60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0~2030년 중기 GDP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다. CBO는 이 기간에 코로나19의 여파로 GDP가 1월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15조7,000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기준으로는 GDP의 3%인 7조9,000억달러(약 9,676조7,100억원)가 줄어드는 것이다.

CBO는 보고서에서 미국 GDP가 오는 2029년 4·4분기까지도 이전 전망 수준을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3조3,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이는 ‘경기악화를 부분적으로 완화할 뿐’이라고 CBO는 판단했다. 미셸 메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에서 이 같은 수준의 충격으로 생긴 상처는 치유하는 데 오래 걸린다”며 “봉쇄완화로 경제활동이 재개된 후에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셧다운’의 영향이 본격 반영된 4월에 폭락했다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일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1로 11년 만에 최저치였던 지난 4월 41.5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경기의 확장과 수축을 가늠하는 기준선인 50을 훨씬 밑돌고 있다.

실업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7~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2만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32만건가량 줄었지만 지난 10주 동안 미국에서는 실직자가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CBO는 올 4·4분기에 미국 GDP가 전년동기 대비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에는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수정 전망은 코로나19의 추가 확산 여부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 정부 정책 등의 변수로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CBO는 전제했다.

CBO의 수정 전망치를 담은 보고서는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요구로 작성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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