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 줄기세포 활용…파킨슨병 정복 길 열었다

재미한인 김광수 하버드대 교수
피부세포를 뇌세포로 변환시켜
임상 결과 환자 운동능력 회복

김광수 교수팀이 맞춤형 줄기세포를 적용한 파킨슨병 환자의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체세포(왼쪽)를 줄기세포(가운데) 상태로 되돌린 뒤 다시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오른쪽)로 분화시켜 환자의 뇌에 이식했다. /자료제공=KAIST

완치 불가능한 질환으로 꼽혀온 파킨스병 극복의 돌파구가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재미 한인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활용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관련기사 14면

KAIST는 김광수(사진) 하버드대 의대 교수 겸 맥린병원 분자신경생물학실험실 소장이 이 같은 임상시험 성과를 냈다고 2일 밝혔다. 김 교수는 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 졸업생(1983년)이며 KAIST 해외초빙 석좌교수 및 총장 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해 발생한다. 김 교수팀은 환자의 체세포(피부세포)를 줄기세포 단계로 되돌리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했다. 역분화로 얻은 줄기세포는 치료 목적에 맞게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변신 가능한 일종의 만능세포다. 김 교수팀은 환자의 피부체세포를 역분화해 얻은 만능 줄기세포를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뒤 해당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청으로 69세의 파킨슨병 환자에게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을 지난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실시했다. 세계 최초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면역체계 거부반응 없이 작용하도록 이식한 수술이었다. 그 결과 환자는 면역체계 거부반응 없이 운동능력을 회복해 구두끈을 다시 묶을 수 있었고 수영과 자전거 타기도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 성과는 5월14일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김광수 하버드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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