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어섰다. 경기불안과 기업실적 악화, 미중 갈등 등 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소는 여전하지만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증시를 가파르게 밀어 올리고 있다. 단기 급등이 지속되자 시장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7%(59.81포인트) 오른 2,14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2월25일(2,103) 이후 99일 만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95억원, 1조1,574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국내 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6.0%)와 현대자동차( 5.85%) 등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증시의 기초체력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풀어놓은 시중 자금이 대거 증시로 몰리면서 지수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협의통화량은 1,007조원으로 전달보다 22조원 이상 늘어난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도 크게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은 4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55조원까지 늘었다. 개인이 주식투자를 위해 빌린 자금인 신용융자잔액도 11조원에 달하는 등 100조원 이상이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 더구나 한때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던 국제유가도 최근 배럴당 36달러까지 오르자 시중 유동성은 실물경제 회복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단기간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평가’와 단기조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에 대한 의존도가 강해지고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 금리 인하, 한국형 뉴딜 등 시장에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재료도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증시는 유동성 랠리를 만끽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