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모습이다./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장중 7%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며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원화 가치 강세에 따라 신흥국 투자 유인이 높아졌고 반등폭이 미진했던 삼성전자를 통해 외국인이 국내에 복귀한 것이 상승 원인으로 풀이된다.
3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3%(3,100원) 오른 5만4,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7.00% 뛰어올라 5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3월9일 장중 5만5,00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거래가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1,762억원, 5,267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반면 개인은 6,812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로써 개인은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 나갔고, 이 기간 동안 1조3,732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지난 3월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거 올라탔다. 이후 ‘국민 종목’이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대다수 종목이 기지개를 펴는 반등장에서도 줄곧 거래가가 5만원을 밑도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 동학개미의 애간장을 태웠다. 하지만 이날 높은 오름폭을 나타내며 그간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켰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날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 유입이 잇따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6원 내린 1,216.8원에 마감했다. 전일 미국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언급되고 인종차별로 촉발된 시위 격화로 미국 사회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이런 환경 속 그간 주가 상단이 제한됐던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통해 외국인이 귀환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이미 몸값이 오를 대로 오른 네이버·카카오 등 디지털 관련 종목 아닌 상승 여력이 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집중 매수해 국내 주식시장에 재유입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각각 818억원, 2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