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해운 재건을 위해 설립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옛 현대상선) 지원을 일단락 짓고 본격적인 해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히는 높은 선박조달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박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와 산하 기관인 해진공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해양진흥공사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공사법에서 정하고 있는 해진공의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설립 2주년을 맞은 해진공이 역할 확대에 나서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해운 업계가 격변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생산기지를 가까운 지역으로 옮기는 현상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 역내로 진입하는 외국적 선사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이 자유무역을 지향한다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 카보타지(Cabotage·외국 선사의 연근해 수송금지) 해제를 준비한다는 점도 변수다. 카보타지 해제 등으로 외국적 선사 진출이 활발해지면 우리나라 선사들의 주요 무대인 아시아 역내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해운 업계에서는 국내 선사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해운업 기초가 되는 선박금융이 탄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박조달비용이 비싸면 운임을 올려 받을 수밖에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선사의 선박금융대출 이자율은 연간 6~7%로 일본(1~2%)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세계 7위 선사였다가 지난 2017년 초 파산 선고를 받은 한진해운도 결국 선박금융에 발목이 잡혔다. 해진공은 국내 선사들이 낮은 이자율로 안정적인 선박금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HMM 지원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부터 출범 2기를 선언하고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