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후의 카드'에 구속영장 청구로 반격한 檢 (종합)

李, 2년4개월만에 다시 구속기로
영장심사서 혐의두고 공방 예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된 지 2년 4개월만이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석방됐다.

이 부회장이 앞서 두 차례 검찰 조사에서 “(합병 관련 의사결정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64)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혐의는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서다.

지난 5월 30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본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맞다고 보고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영장에 적었다.

검찰은 김 전 팀장의 구속영장에는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한편 지난 2일 이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은 기소 타당성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의심의원회 구성 등 필요한 절차를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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