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 3인'의 마지막말..."금융시장 빛의 속도로 변화...사후약방문 제재 경계해야"

권인원·유광열·원승연 부원장 4일 퇴임식 열려
"제재보다는 예방 중심의 감독에 힘써달라" 당부
코로나로 부서장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




금융감독원을 떠나는 세 명의 부원장이 퇴임식이 진행됐다. 이들은 남겨진 동료들에게 짧은 퇴임사를 통해 향후 금감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4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층 대회의실에서 권인원·유광열·원승연 부원장의 퇴임식을 열었다. 퇴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부의 부서장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됐다.


가장 먼저 강단에 선 권인원 부원장은 “2년 반 가량의 부원장 소임을 마무리하고 떠나게 됐지만 최근 금감원에 와서 근무한 기간이 가장 행복했다”며 퇴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퇴임 후에는 36년 넘는 세월 늘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돌아보지 못한 소중한 것들을 살펴볼 것”이라며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금감원의 미래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권 부원장은 “저성장과 양극화,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고, 관리자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금감원이 해야 할 일이 첩첩산중”이라며 “뛰어난 역량과 열정, 오랜 시간 구축한 인프라가 있기에 잘 할 수 있다고 믿지만 무엇이든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하라는 말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 상품과 거래가 하루가 멀게 등장하고 금융 업무는 복잡 다변화 하는 등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사람과 시간, 현장 정보도 부족해 혼자 하려면 제재 중심의 사후 약방문식 뒷북치기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건 힘이 들고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으로 내부 분쟁인 감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금융에서 역할을 하고 스스로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퇴임사에 나선 유광열 부원장은 “시원섭섭한 게 사실이지만 감독원의 많은 훌륭한 분을 만나 소중한 경험을 했다”라며 짧은 인사를 전했다.

이미 퇴임 소식이 전해 진 후 오후 시간을 들여 함께 일한 부서를 돌며 인사를 한 원승연 부원장은 “많은 말을 했지만 공통적인 건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며 퇴임사를 시작했다. 원 부원장은 “2년 7개월간 금감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며 경제학을 학문으로 공부하면서 느꼈던 갈증을 많이 해소했다”며 “공부한 원칙과 행동양식에 맞게 행동하려 노력했고 그런 관점에서 사회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7개월간 자본시장·회계 부문에서 금감원의 역할이 사회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며 “이는 은행, 보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함께 일한 결과”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 날 퇴임식에서 송별사를 한 윤석헌 원장은 “지난 2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처리, 금융회사불완전판매검사 및 제재, 라임 조사, 대내외 유관기관 협력관계 구축 등 다양한 사건이 있었지만 세 분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국가의 위험관리자로서 금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애썼다”고 평가했다. 또한 “금감원을 떠나지만 이 인연을 토대로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늘 금감원과 함께 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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