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GTX 역사를 추가로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역사 추가를 요구하는 지자체가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GTX가 기존 계획과는 달리 ‘완행 열차’가 될 것이란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4일 성동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성동구는 왕십리역에 GTX-C 노선 역사를 유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구 관계자는 “왕십리역은 각종 노선이 지나는 사통팔달의 역”이라며 “GTX 노선이 왕십리역 지하를 지날시 정차역을 설치해야 하는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현재 GTX-C노선 일부 구간에 대한 노선 변경이 추진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노선이 왕십리역 지하를 통과하는 것으로 변경된다면 GTX-C노선 왕십리역이 신설돼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왕십리역 유치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역이 신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TX 역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성동구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김상돈 의왕시장은 GTX-C노선이 의왕역에 정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의왕역 정차를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성사시키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최대호 안양시장 또한 연구용역까지 발주하면서 GTX-C 노선이 인덕원역에 정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양 내에서는 인덕원역뿐 아니라 인구가 밀집한 범계역 또는 평촌역에 정차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현재 평택·병점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GTX 노선을 연장해달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GTX-A 또한 노선이 창릉신도시 지하를 지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택지지구 주민들은 3만8,000가구 규모에 달하는 창릉신도시에 GTX가 정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자체 간 경쟁 속 기존 정차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서울 주요 지역까지 20분대로 도달할 수 있다고 광고했는데 결국 ‘완행열차’가 되는 것 아니냐”며 “기존 정차역만 서는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